“이춘재 연쇄살인 수사 사죄”…과거 경찰 잘못 사죄한 현재 경찰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일 10시 15분


사과하는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 뉴스1
사과하는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 뉴스1
30여년 만에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재수사한 경찰이 과거 경찰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본부장 반기수 2부장)는 2일 오전 10시 지방청 5층 강당에서 이 사건 종합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죄’부터 했다.

배용주(치안정감) 청장은 사건 수사 개요 브리핑에 앞서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되신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이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모씨와 그의 가족,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도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과거 경찰의 잘못을 대신해 사죄했다.

윤씨는 이춘재 8차 사건(1988년) 진범으로 몰려 20년간 옥살이를 한 인물이다. 최근 수원지방법원에서 당시 사건에 대한 재심이 결정돼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윤씨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법적 근거 없이 윤씨를 구금했으며, 조사과정에 가혹행위를 해 윤씨로 하여금 허위자백을 하게 하고 허위진술서를 쓰도록 했다.

배 청장은 “과거 부당한 수사를 한 경찰관 및 검사 8명을 직권남용·감금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초등생 김모양 살해사건 관련, 당시 수사 참여 경찰관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해 송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양 살해사건(1989년)은 당초 실종사건으로 종결됐지만 재수사 과정에서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한 사건이다.

김양 사건 관련해 입건된 경찰관 2명은 과거 김양의 유류품을 발견했지만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심지어 피해자 유골 일부를 확인하고도 사체를 은닉하고 증거를 인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배 청장은 “30여년 전 수사기록과 자료·기억 등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의 아픔을 달래고, 과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이춘재를 수사대상자로 선정해 수사했음에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조기에 검거하지 못하고 많은 희생자가 나오게 된 것은 경찰의 큰 잘못으로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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