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이춘재를 ‘희대의 연쇄 살인마’로 만들었나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일 13시 40분


어릴때 친동생 익사사고로 충격, 소극·내성적 성격
군대서 기갑병으로 탱크 운전하며 희열, 우월감 느껴
제대후 단조로운 생활에 강간·살인으로 욕구불만 해소
"죄책감 없으면서 존재감 과시하려는 사이코패스 전형"

“이춘재의 사이코 패스 성향은 뚜렷하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마무리한 경찰이 2일 이춘재의 범죄 심리를 설명한 대목이다.

경찰은 부족한 사건 관련 자료를 대신하기 위해, 전국에서 소집된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했다.

이들은 이춘재를 상대로 심리검사와 진술, 행동특성 분석, 사이코패스 평가 등 모든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정해진 주제에 대해 이춘재가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질문을 유도해, 최대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이춘재는 당초에는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경찰이 DNA 검출 사실과 가석방 등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전달한 직후부터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이춘재의 이중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춘재는 어릴 적부터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였다.

가부장적인 가정환경에서의 성장 영향이 컸다.

이춘재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친동생이 물에 빠져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이춘재가 할 수 있는 일은 감정을 억누르고, 표출하지 않는 것 뿐이었다.

이후에도 이춘재는 어디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소극적인 아이로 성장했다.

그러다 처음 군대에 입대해 성취감과 주체적인 역할을 경험하게 되면서, 그의 감정이 요동친다.

군 탱크를 운전하는 기갑병으로 근무한 이춘재는 태어나 처음 자신이 주도하는 상황에 대한 우월감과 희열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탱크를 몰고 전진하면, 다른 보병들이나 탱크들이 줄지어 뒤따라올 때 느끼는 감정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러한 이춘재에게 군 전역 후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은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욕구불만만 가중될 뿐이었다.

결국, 이춘재는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와 살인을 저지르는 것으로 자신의 상실된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다.

이 과정에서 죄책감은 없었고, 자신의 감정 변화에 따라 살인과 성범죄를 연쇄적으로 이어가게 되고, 범행 수법도 시간이 갈수록 잔혹하고 가학적으로 변해갔다.

이춘재는 수사 초기 당시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면담이 진행될수록 이춘재는 범행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건강과 교도소 생활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자신의 범행과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과시하고, 언론과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 십차례에 걸친 면담을 통해 이춘재의 이중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피해자들에게 죄책감이 없으면서, 자신의 존재감은 과시하려는 모습 등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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