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모펀드 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자산 편입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현직 변호사가 포함된 등기이사들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변호사의 부인은 최근까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청와대 근무 직전에는 옵티머스가 운용한 펀드에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오현철)는 5일 밤늦게 옵티머스의 사내이사 윤모 변호사(43)와 펀드 운용이사 송모 씨(50),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와 2대 주주이자 대부업체 대표인 이모 씨(45) 등 4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의 옵티머스 본사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강제수사에 착수한지 11일 만에 펀드 운용의 핵심 4인방 전원의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이 이번 수사의 ‘키맨’으로 보고 있는 윤 변호사는 옵티머스 펀드의 투자처 발굴과 각종 계약 서류 작성 업무를 대행한 것으로 알려진 A 법무법인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흘러들어간 업체들의 감사를 맡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출국금지 명단에 김 대표, 이 씨 등과 함께 윤 변호사의 이름을 올렸다. 이어진 압수수색에서는 윤 변호사의 자택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펀드 사기 등 사건은 자신이 주도한 게 아니며 김 대표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와 옵티머스 측은 “딜 소싱을 맡은 H 법무법인에서 채권을 위조한 것 같다”며 관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변호사의 부인인 B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대통령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자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해 3~10월,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간 의혹을 받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H사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H사의 일부 주주는 옵티머스 측이 회삿돈을 이용해 무자본 M&A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옵티머스의 김 대표를 고발했다. H사는 옵티머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해외로 도피해 기소중지된 옵티머스 설립자 이모 전 대표(53)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8년 3월 해외로 건너갔는데 당시 출국금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옵티머스 전신인 AV(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한 뒤 사명을 옵티머스로 변경한 2017년 7월까지 8년간 대표를 맡았다. 출국 당시 이 전 대표는 2016년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돼 징역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상고심이 진행 중이었다. 그는 2013년 2월~2017년 3월 총 423회에 걸쳐 회사 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자금을 이체해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7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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