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와 부천시에 있는 쿠팡물류센터에서 각각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 수다. 이천에서는 최초 감염자가 196명을 접촉했는데 이들 중 추가 감염은 한 건도 없었다. 반면 부천에서는 첫 확진자로부터 152명의 추가 감염자가 나왔다. 이런 극명한 차이는 ‘거리 두기’를 비롯한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서 갈렸다.
(이천=뉴스1) =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의정부 44번)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5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 물류센터가 폐쇄돼 있다. 2020.6.25/뉴스1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천 물류센터 측은 구내식당 자리를 지그재그로 배치했다. 칸막이도 설치했다. 휴게실에선 직원들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인용 의자를 일정 간격을 두고 놓았다. 직원들이 출퇴근 때 이용하는 셔틀버스에도 탑승 가능 인원의 절반만 타게 했다. 밀접 접촉을 막기 위해 좌석 2개당 1명씩만 앉게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버스마다 방역 담당자를 따로 뒀다. 물류센터 근무자들의 발열과 마스크 착용 여부도 철저히 확인했다.
이 같은 방역수칙이 부천 물류센터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구내식당과 비좁은 휴게실에서도 거리 두기는 없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방한복과 신발, 모자 등을 근무자들이 돌려가며 사용해 감염 위험을 키웠다. 출퇴근 등록을 하려는 직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일도 잦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천 사례를 언급하며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면 고위험시설에서도 감염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실내 체육시설도 마찬가지였다. 부천시의 한 피트니스클럽 방문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클럽 내에서 접촉한 91명 가운데 추가 감염자는 없었다. 이 클럽은 소독과 환기를 철저히 했고, 이용자들이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하지만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한 헬스클럽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용자들이 있었고 환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클럽에서 2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후 가족과 지인 등 17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일상 속 거리 두기가 중요한 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 광륵사 집단감염의 전파속도는 최근 수도권 주요 집단 감염 사례 중에서도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방역당국은 6일 광륵사와 대전 꿈꾸는교회 및 방문판매업체 등 최근 비수도권 집단 감염에서 확인된 바이러스 유형은 ‘GH그룹’이라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에게서 채취한 바이러스 검체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유형을 S, V, L, G, GH, GR의 6가지로 분류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유행 초기 S나 V그룹이 주로 발견됐다. 하지만 5월 초 서울 용산구 이태원클럽 집단감염 발생 이후 GH그룹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방역당국이 조사한 바이러스 검체 중 약 63%(333건)가 GH그룹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GH그룹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GH그룹 바이러스가 다른 유형보다 최대 6배가량 전파력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전파력 변화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GH그룹은 세포에서 증식이 더 잘 되고 인체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을 잘 해 전파력이 높을 걸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파력 변화를 감안해도 지금처럼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개인방역을 잘 지키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시점에서 우려했던 것들이 모두 현실화하고 있다”며 “정부도 매우 엄중한 시점이라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고 거리 두기 강화와 등교중지 등 모든 조치를 고려해야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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