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제비 일종 '패럿', 바이러스 감수성 높아 코로나19 연구에 활용
사람의 폐와 유사성 높아…기침·재채기·콧물 증상도
햄스터·원숭이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사용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국내 공급이 시작된 가운데 ‘토종’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향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임상시험에 돌입했거나 임상시험을 앞두고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실험동물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셀트리온은 최근 족제비의 일종인 패럿과 햄스터를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마치고 영장류(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 착수했다.
동물실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착수하기 전 후보 물질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실험동물은 쥐(마우스)다. 마우스는 번식이 쉽고 보정이 용이하며 인간과 유전적 상동성이 비교적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연구 현장에서 사용되는 실험동물의 90% 가량은 마우스와 같은 설치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는 주로 패럿이 사용되고 있다. 패럿은 최근 들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호흡기 감염 연구 등에서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동물이다. 다른 포유동물과 비교해 폐가 상대적으로 크고, 인간의 폐와 생리학적 유사성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패럿은 사람처럼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고 콧물, 기침, 재채기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코로나19 관련 연구에도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실험동물협회 관계자는 “실험동물 모델로 사용하는 동물의 종을 선택할 경우 최우선의 특성은 감수성”이라며 “패럿은 디스템퍼나 인플루엔자 관련 바이러스에 높은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최근 코로나 19 바이러스 연구에 좋은 모델 동물로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럿 외에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는 햄스터, 영장류 등 다양한 실험동물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 동물들은 상피세포 표면의 수용체인 에이스투(ACE2) 단백질이 사람의 것과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쥐, 토끼, 돼지, 개 등 다양한 실험동물이 존재하지만 패럿, 햄스터, 영장류가 주로 사용되는 이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ACE2에 붙어서 인체에 침투하는데 햄스터나 패럿, 원숭이는 사람의 ACE2와 굉장히 유사한 수용체를 갖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실험동물인 마우스의 경우 인간의 ACE2와 유사성이 적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GC녹십자, 부광약품, JW중외제약, 제넥신 등 20개 가까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토종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 또는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달 중 영장류 실험을 마치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세가지 동물 실험을 모두 마쳐야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여러 종류의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패럿, 햄스터, 영장류를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7월 내로 사람에게 첫 투여를 시작한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을 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할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임상시험을 진행해서 내년에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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