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민운동 개척” vs “잘못 바로잡는 길 본인은 닫아”…엇갈린 성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0일 20시 42분


박원순 서울시장. © News1
박원순 서울시장. © News1
“황망하고 안타까운 소식에 슬픔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오랜 시간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그 영역을 확장시켰던 활동가”라며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사회 개혁과 혁신을 위해 헌신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1980년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했다. 1982년 검사로 임용됐지만 사형 집행에 참관이 싫다는 이유로 1년 뒤부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박 시장은 1986년 고 조영래 변호사 등과 함께 ‘부천서 성고문 사건’ 변호인단에 참여해 당시 피해자였던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변호했다. 이어 조 변호사와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회원으로 참여했다. 1993년에는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을 맡아 6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승소를 이끌어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첫 배상 책임을 인정 받은 이 판결로 한국사회의 인식이 바뀌었다.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해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며 사법개혁운동 등을 이끌었다. 2000년에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고 기부와 모금 문화 확산에 힘썼다. 박 시장은 재단의 총괄상임이사를 지내며 ‘1% 나눔 운동’ 등을 주도했다. 아름다운재단은 “박 전 이사는 척박하던 한국사회에 새로운 기부문화의 장을 열었다”는 입장문을 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취임 후 ‘성평등도서관’을 열고 ‘젠더특보’를 신설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명서를 내고 “박 전 시장은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길에 무수히 참여해왔다”면서도 “그러나 본인은 그 길을 닫는 선택을 했다. 서울시는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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