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럴 분이 아니라고 철석같이 믿었기에 그의 변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SNS에 “박 시장은,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마지막 사람이라 내게도 충격이 컸다”며 “나를 포함해 운동권, 그렇게 숭고하고 거룩하지 않고 우리들도 어느새 잡놈이 됐다”고 이제는 운동권이 ‘도덕’, ‘윤리’, ‘명예’를 모두 팽개쳤다고 장탄식했다.
그는 운동권 출신들의 최대 자부심이 ‘도덕적 우위’였지만 그 동안 이 사회가 넘치도록 보상해 왔고 운동권들도 권력화, 속물이 됐기에 이젠 어떤 우위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학생운동이든, 노동운동이든, 시민운동이든, 다 우리가 좋아서 한 것으로 누가 하라고 강요하거나 누가 희생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그 것을 훈장으로 내세우지 마라”고 했다.
즉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고 뜨거운 맹세를’한, 그 맹세를 지키면 그만이다”는 것.
진 전 교수는 “운동이 ‘경력’이 되고 ‘권력’이 된 지금, 명예 타령하지 마라”면서 “당신들 강남에 아파트 가졌고, 인맥 활용해 자식 의전원 보냈고, 운동해서 자식들 미국에 유학 보냈고, 청와대·지자체·의회에 권력 가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도 가졌고, 곧 사법부도 가질 것이고 그 막강한 권력으로 부하직원들 성추행까지 하고 있잖아요”라며 “이미 가질 건 가졌는데, 뭘 더 바라는가”고 이른바 586운동권 세력에 맹폭을 가했다.
따라서 진 전 교수는 “과거에 무슨 위대한 일을 했는지 모르지만, 더 이상 보상을 요구하지 마라”며 “이 사회는 넘치도록 보상했고, ‘명예’를 버린 건 당신들 자신이기에 자신들이 내다버린 명예를 되돌려 달라고 사회에 요구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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