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과 무죄를 각각 선고받은 고유정(37) 사건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는 15일 오전 10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다.
고유정은 항소심 재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전 남편 살인 혐의는 우발적 범행을, 의붓아들 살인 혐의는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을 전 남편뿐만 아니라 의붓아들까지 살해한 연쇄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고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특히 항소심에서 최대 관심사는 의붓아들 살인 혐의의 유무죄다.
검찰은 외부인이 들어온 흔적이 없는 집안에서 아이가 누군가에게 고의로 눌려 숨졌다면 범인은 친아버지(현 남편)와 고유정 둘 중 한 명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자고 있던 친아버지 다리에 눌려 아이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에 집중했다.
검찰은 “세계 최대 미국립의학도서관 의학논문 1500만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세계적으로 만 4살 아이가 잠자던 성인에게 눌려 죽은 사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친아버지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고유정이 범인이라는 증거로 내세운건데 항소심 재판부가 이같은 검찰의 논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직접증거 없이 아이 사망 당시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통해 고유정이 깨어있었고 사망 후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는 등의 간접증거만 있을뿐이다.
재차 무죄가 선고될 경우 검찰과 법원의 책임론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서는 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리는 보육교사 살인사건 항소심을 비롯해 강력사건에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며 범죄 입증에 책임있는 검찰이 내세운 증거가 부족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의 증거를 검찰이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범인을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 일부 간접증거와 의심되는 정황이 있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도 같은 맥락이었다.
얼마 전에는 특수강간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에게 1심 재판부가 검찰의 증거보전절차를 지적하며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 “법원이 비협조적이었다”고 반박했다.
고유정 항소심 1차 공판에서 검찰은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를 향해 “우회적, 회피적, 비논리적인, 승복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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