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준병 “죽음으로 미투 처리 전범 실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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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의혹]“침실-속옷 등 언어, 오해 가능성… 시장실 구조 아는데 이해 안돼”
2차가해 논란 커지자 다음날 사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가까웠던 일부 여당 의원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이 기자회견을 연 13일 페이스북에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피해자를 봐왔고, 시장실 구조를 아는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침실, 속옷 등 언어의 상징 조작에 의한 오해 가능성에 대처하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도 썼다. ‘조작’ ‘오해’라는 표현으로 마치 피해자의 폭로가 조작된 것일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그는 이어 “고인은 부끄러움의 깨달음과 부끄러움의 결단과 함께, 사과의 순수한 죽음과 함께 걸어가셨다”며 “고인은 죽음으로 당신이 그리던 미투 처리 전범을 몸소 실천했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대표적인 ‘박원순계’ 의원이다. 이후 비판이 일자 윤 의원은 다음 날인 14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공간에 근무하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눈치채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과의 글을 올렸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피해자 측이 영결식 당일 기자회견을 한 것과 관련해 라디오 인터뷰에서 “꼭 오늘이어야 했나”라고 말했다. 영결식과 피해자의 기자회견 날짜가 겹치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정의당의 ‘조문 보이콧’ 논란에 대해서도 “당원의 도리보다는 인간의 도리가 더 중요한 것이다. (정의당의) 노회찬 전 의원이 살아계셨으면 조문 가지 않겠다는 정의당 의원들을 향해 뭐라고 했을까”라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박원순#2차 가해#더불어민주당#윤준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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