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 먹고 노마스크 활보’ 관광객 확진에 휴가철 제주 업계 “…”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17일 14시 38분


17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광객들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2020.7.17 /뉴스1© News1
17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광객들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2020.7.17 /뉴스1© News1
 “…”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흑돈본가 사장 A씨는 1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황당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마스크 없이 해열제를 먹으며 9일부터 14일까지 제주여행을 한 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광진구 20번 환자(70대·여·구의3동)가 지난 13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갑자기 임시휴업을 하게 된 탓이다.

A씨는 “외부 손님보다 지역 손님이 많아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자가격리를 해야 해 앞으로 2주 동안 장사를 못하는데 당장 그것보다는 2주 뒤에 손님들이 와 주실까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는 A씨 만의 고민이 아니다.

서울 광진구 20번 환자와 접촉한 제주도민 4명이 16일과 17일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관광업계 전체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제주시의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아침에 출근해 보니 이미 다음주 예약 취소건이 다수 들어와 있었다”며 “관광객들이 보통 여행 1~2주 전에 예약하는 패턴을 감안하면 다음주부터 예약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귀포시의 한 호텔 관계자도 “A씨가 여행했던 제주시 한림읍과 먼 곳에 있는데도 밤사이 예약 5건이 취소됐다”며 “도내 업계 전반적으로 24일부터 31일 사이 예약건이 주춤한 상태인데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도내 관광업계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여느 때 보다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발(發) 경제 위기로 오매불망 이번 여름 휴가철만 기다려 왔기 때문이다.

실제 휴가철을 맞아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는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16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총 3만4604명(내국인 3만4419·외국인 185·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날의 88.1% 수준까지 회복했다.

한 달 전인 지난 6월 16일 지난해 같은 날의 55.7%에 불과한 2만3708명(내국인 2만3630·외국인 78·잠정)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양성우 제주도관광협회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장은 “도내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관광객 수가 일시적으로 주춤했고, 현재 도내에 전례 없는 코로나19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현재 제주도는 서울 광진구 20번 환자의 제주여행 당시 주된 거처였던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서 집중 방역관리를 진행하며, 주민과 관광객이 자주 찾은 한림민속오일시장을 휴장시키는 등 차단 정책도 동시에 펴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해수욕장에 대한 폐쇄 조치는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날 중 추가 확진 여부에 따라 폐쇄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게 도의 방침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작은 증상이라도 있으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스스로 자발적 격리를 통해 이동과 접촉을 제한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도민과 여행객의 적극적인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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