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횡령’ 항소심도 징역형 구형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17일 17시 05분


협력업체 대표에 6억원 받은 혐의 등
檢 "오너 이용해 횡령" 징역 4년 구형
조현범 "어리석은 욕심에 물의…죄송"
1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선고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5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사장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최병률·유석동·이관형) 심리로 열린 조 사장의 배임수재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또 추징금 6억1500만원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조 사장은 대기업 오너라는 점을 이용해 횡령했고, 장기간에 걸쳐 구매자금을 마련하고 빼돌렸다”며 “중죄와 지속적인 거래를 했다고 봤는데 1심은 너무 가벼운 형을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심은 조 사장이 자백하는 것으로 봐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최하한 형을 선고한 게 적절한지 살펴봐 달라”면서 “회사에서의 조 사장 역할을 형사사법 절차에서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검찰은 납품업체 대표 이모씨에게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조 사장의 친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측은 항소심에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결심 공판이 진행되지 않았다.

조 사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어리석은 욕심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굉장히 송구하다”며 “제 행동으로 많은 분이 고통받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판받는 중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면서 “앞으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로 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경영진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최대한의 자비와 선처를 베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도 “개인 사업을 하며 늘 조심하게 지냈는데,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서 참담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조금 더 주위를 살피고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과 이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추정된 상태며, 조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은 오는 9월9월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조 사장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납품거래 유지 등을 대가로 매월 500만원씩 123회에 걸쳐 총 6억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타이어 계열사 자금을 매월 200만~300만원씩 102회에 걸쳐 총 2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조 사장은 계열사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숨길 목적으로 지인의 매형과 유흥주점 여종업원의 부친 명의 등 차명계좌를 이용해 받고, 이를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구속기소됐던 조 사장은 약 4개월 동안의 구금 생활 끝에 1심 재판 중 보석 청구가 받아들이지며 불구속 재판을 받았다.

1심은 “조 사장은 장기간에 걸쳐 자금을 마련한 데다 수수금액도 매우 크다”며 “회사 자금도 빼돌렸고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돈을 숨기려고 차명계좌를 만들기도 했다”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추징금 6억1500만원을 명령했다.

1심 판결 후 조 사장은 지난달 23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조양래 회장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자신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조 사장에게 매각했다.

이로써 지분 42.9%를 보유하게 된 조 사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이끌 3세 경영자로 낙점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은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손자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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