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진 “혈전 용해제로 코로나19 중화”…“아직은 실험실 수준 연구“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17일 20시 35분


미국에서 항응고제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시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하지만 업계에선 아직 기초단계 연구라 섣불리 적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렌셀러폴리테크닉대학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약물인 헤파린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중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항바이러스 연구(Antiviral Research)’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헤파린은 혈소판 생성을 막아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항응고제다.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과 같은 질환뿐 아니라 병원 내 시술이나 처치시 혈액 응고를 방지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 몸에 들어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막에 위치한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라는 단백질 효소와 결합해 세포에 침입한다. 연구진은 헤파린이 ACE2와 같은 작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후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헤파린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미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파린이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차단한 것이다.

실험결과 헤파린 농도 73피코몰(pM, 1조분의 1몰) 수준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의 삼량체(S-Trimer) 부위와 결합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헤파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간 결합에 대해 “일반적인 항원-항체 결합보다 수십만 배 더 강한 결합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작용기전을 활용하면 헤파린을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또한 헤파린을 스프레이 형식으로 코를 통해 체내의 호흡기 표면으로 주입한다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방해하고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미끼 전략은 인플루엔자 A 독감, 지카, 뎅기열 등 다른 바이러스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로버트 린하드트 렌셀러폴리테크닉 대학 생화학 교수는 “이 방법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증상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염을 줄이기 위한 초기 조치로 사용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더욱 큰 범주의 바이러스 퇴치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궁극적으로 필요한건 백신이지만 바이러스와 싸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법을 사용하면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질병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곧 포유류 세포에서 약물의 항바이러스 활성과 세포 독성을 시험할 계획이다.

김범성 건국대학교 병원 심혈관내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헤파린은 병원에서 굉장히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라며 “좀 의아하긴 해도 사실이라면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헤파린은 허용량 이상 주입하면 출혈이 심하게 날 수 있다”며 “논문은 신뢰 수준을 확보한 연구지만 실제로 사람에 적용했을 때 헤파린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할 수 있는 농도가 허용 수준을 넘어갈 수 있어 아직은 실험실 수준의 연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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