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백선엽 장군 안장 정보에 ‘친일행위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8일 03시 00분


대전현충원 안장 다음날 홈피 명시
일각 “법적 근거 없이 고인 모독”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가보훈처가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 백선엽 장군을 ‘친일 반민족 행위자’라고 명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백 장군 안장식이 이뤄진 다음 날인 16일 백 장군의 안장자 정보 비고란에는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에서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란 내용이 게재됐다. 보훈처는 지난해 3월부터 이른바 ‘친일 장성’들에 대해 안장자 정보 비고란에 진상규명위의 결정 내용을 게재했다.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엔 백 장군을 포함해 12명의 정보에 이 같은 내용이 적시됐다. 이는 피우진 당시 보훈처장이 국방부와 협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18년 말경부터 여권에서 친일 행적이 있는 장성들에 대한 행적을 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여권이 추진 중인,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파 시신 및 유골을 이장하도록 하는 ‘파묘법’의 관련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진상규명위의 결정 사항을 기재해야 될 법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며 “안장된 지 하루 만에 고인을 모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훈처는 이에 대해 “국회 등에서 다양한 지적이 있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관련 사항을 게재하기로 한 것”이라며 “향후 관계기관과 심도 있게 논의해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가보훈처#백선엽 장군#친일행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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