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건정책을 공부했던 윌리엄 루타겐과 냐마타국립병원장은 모국 르완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윌리엄 루타겐과 원장 제공
올해 3월 18일(현지 시간), 중앙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약 35km 떨어진 부게세라에 있는 냐마타국립병원 인근의 한 호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 격리시설이 이곳에 문을 열었다. 르완다 최초의 코로나19 격리시설이다. 첫날이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윌리엄 루타겐과 냐마타국립병원장(42)은 침작하게 의료진을 지휘하고 입소자들을 관리했다. 이날은 르완다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나흘째였다.
루타겐과 원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약 1년 4개월간의 연수 경험이 코로나19 방역 등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2014년 8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연수생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양대 국가보건정책 역량개발 과정에 참여해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2주간 격리’라는 개념도 한국에서 공부할 때 처음 접했다고 한다. 2014년 당시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지역이던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에 온 동료 학생이 2주간 격리됐다가 수업에 늦게 합류하는 걸 보고서다.
루타겐과 원장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의대 교수들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한국의 건강보험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을 배웠다. 또 병동을 직접 돌아보면서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도 눈으로 확인했다.
르완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뉴스를 자주 찾아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한국에서 도입한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설치를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루타겐과 원장은 격리시설을 만들기 위해 의료진을 파견하고, 호텔 객실을 개조하며, 직원을 교육시키는 일에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의심환자들의 검체 채취와 확진자 동선 추적 등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