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수도사업본부 현재 유입경로 조사중
6개 정수장·101개 배수지는 일제점검 하기도
깔따구 유충 4급수 이하 수질 오염 지표생물
"습도·기온 높은 여름 장마철 유충 번식 활발"
최근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데 이어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도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상수도 수질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천 등에서 발견된 작은 날벌레 일종인 ‘깔따구 유충’은 4급수 이하의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는 수질오염 지표 생물인데다 알레르기성 천식, 아토피, 비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어 상수도 수질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오후 11시께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이 샤워를 한 후 욕실 바닥에서 유충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중부수도사업소에 신고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해당 유충을 회수한 뒤 유입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유충은 약 1㎝ 크기로, 붉은색을 띠고 있어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회수된 유충이 인천, 경기 등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과 같은 종인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깔따구 유충은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발생한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은 정수장 수돗물의 맛·냄새·미량유해물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한 입상활성탄지에서 번식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고 신고된 인천 서구지역 등은 공천정수장 수계에 포함되는데, 공천정수장은 건물 내에 위치하고 있으나 저수조 인근에 창문 등이 열려 있는 등 개방된 환경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습도와 기온이 높은 여름 장마철 깔따구 등의 유충 번식이 더욱 활발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등의 분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장마, 여름철 등이 유충 번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며 “수질 관리차원에서도 보면 여름철에 웅덩이나 고인물 이런 곳에 날벌레 등이 번식을 쉽게 하지 않나.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더 번식이 쉽게 됐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인천 등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이후 6개 정수장과 101개 배수지 등을 일제점검 한 만큼, 시에서 관리하는 정수장과 배수지 등과의 관련성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조사결과 인천의 깔따구 유충과 동일한 종으로 확인되면 상수도 수질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가능해진다.
특히 깔따구 유충은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4급수 이하의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어 수질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종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깔따구 유충은 알레르기성 천식, 아토피, 비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시에서 관리하는 수도 정수센터, 배수지 등을 지난주에 다 점검했다”며 “일절 유충 등이 발견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백 본부장은 “다만 유충이 나왔다고 신고가 된 상황이고, 샤워를 한 뒤 발견된 만큼 (유충이) 샤워기를 통해 나온 것인지, 아니면 배수구 등을 통해 유입된 것인지 그걸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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