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 경포해수욕장이 개장한 후 첫 주말, 집합제한 행정명령이 내려졌지만 대부분의 백사장에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양의 쓰레기가 버려져 시민의식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오전 4시 강릉 대표 해변인 경포해수욕장은 많은 양의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강원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 18~19일 동해안 해수욕장(강릉·동해·속초·삼척·양양·고성)에는 16만8757명의 피서객이 방문했다.
개장일수 기준으로 지난해(26만6032명)에 비해 10만 명 가까이 피서객이 줄었다.
피서 열기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동틀 시간이 가까이 왔음에도 백사장에선 밤을 새운 피서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노래를 부르거나 술자리를 이어갔다.
피곤했는지 돗자리에서 누워 잠을 자는 피서객도 보였다.
이미 피서객이 다녀간 주인 없는 돗자리의 모습도 보였다. 돗자리에는 소주병, 맥주 페트병, 과자 봉지, 폭죽, 담배꽁초 등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그네형 벤치에도 소주병 등 쓰레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오전 4시쯤이 되자 사륜 오토바이를 탄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나섰다.
몇몇 환경미화원은 한손에 쓰레기봉투를 들고 허리를 굽히며 쓰레기를 하나하나 줍기도 했다.
이런 모습에 미안함을 느꼈는지 스스로 정리하는 피서객도 있었다.
한 환경미화원은 “집합제한 명령이 내려져도 아직 계도기간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온다”며 “오늘은 그나마 적은 편이다 어제는 정말 엄청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쓰레기도 여전히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릉시에 따르면 개장 이후 주말(지난 18~19일) 해수욕장 누적 쓰레기 수거량은 5톤(지난해 첫 개장 주말 1톤, 7월 중순 주말 3.8톤)으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이는 100L 비닐봉지 기준(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1080개에 달한다.
피서객이 줄었음에도 쓰레기는 늘어난 상황이다.
새벽 산책을 나온 시민 김모씨(33)는 “시민의식이 정말 심각한 것 같다”며 “백사장도 나의 집인 것처럼 스스로 쓰레기를 버리는 등 관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들도 왔다 가는데 창피하다”고 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피서객이 줄었지만 쓰레기가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도내 30만 이상 대형 해수욕장은 해양수산부 집합제한 행정명령에 따라 7월18일부터 8월30일까지 야간(오후 7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음주 및 취식이 금지된다.
단, 지자체 여건에 따라 7일 이내 계도기간 설정이 가능하다. 이를 어길 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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