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한 3차 공판이 21일 진행된 가운데 이 사건 재심청구인 윤모씨(53)의 사촌누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21일 오후 이춘재 8차 사건에 대한 3차 공판을 열고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윤씨의 사촌누나 A씨는 윤씨가 이춘재 8차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이후부터 집안 분위기가 ‘풍비박산’이 되었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윤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작은 집인 A씨 집에서 자랐다. A씨의 부모는 소아마비로 다리에 장애가 있는 윤씨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고 한다.
그런 윤씨가 이춘재 8차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을 당시를 떠올린 A씨는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그런 몸으로 그럴 수 없다’며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사기관의 강압에 의해 윤씨가 거짓 자백을 한 후 수원구치소로 면회 온 A씨 부친에게 ‘범행을 부인했다’면서, A씨는 “그 말을 듣고 난 이후로 아버지는 못일어 나셨다. 그러면서 ‘지금와서 그런 말 하면 뭐하나’라고만 하셨고 뭐라고 질문하면 대답은 안하셨다. 울기만 하셨다”며 “아버지는 ‘돈없고 빽없게 원통하다’는 말만 하셨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A씨의 부친은 주변의 비난과 원성에도 윤씨를 매일같이 찾아가 면회했다고 한다.
당시 사건 ‘현장검증’ 때에도 윤씨가 담장을 넘을 수 있도록 옆에서 부추기는 수사관들의 모습을 본 이후에도 부친은 한동안 앓아누웠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어렸을 때, 나와 아버지는 윤씨를 각별히 챙겼는데 (당시 경찰은) ‘윤씨를 처벌하라’는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 아버지의 당시 진술조서를 조작하는 등 원통하고 분해서 이 법정에 나오게 됐다”며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윤씨를 친자식처럼 아꼈던 A씨의 부친은 현재 지병으로 병원에서 투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당시 13세) 양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과거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춘재는 지난 2019년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윤씨는 같은 해 11월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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