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벽돌로 지어진 2,3층짜리 주택들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고, 주택 사이로는 울창한 나무와 잔디밭, 바비큐장이 있다. 일제히 남향을 향한 국내 여느 아파트와 달라 미국 교외의 한적한 마을에 와 있는 듯 했다. 이 곳은 1986년 LH가 지은 옛 용산미군기지의 미군 장교숙소로 용산공원 조성에 앞서 다음달 1일부터 시민에게 개방된다.
정부는 21일 제2회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열고 용산미군기지 옆 옛 방위사업청 부지로 옮길 예정이었던 경찰청 시설을 용산 정비창 정비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하는 등 용산공원 면적을 약 50만㎡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용산공원 면적은 299만6000㎡로 서울 여의도와 비슷해지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홍준 용산공원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공원에서 열린 ‘함께 그리는 용산공원 부분개방 행사’에서 전시물을 관람하며 이동하고 있다. 2020.7.21/뉴스1또 정부는 용산미군기지 동남쪽의 장교숙소 5단지(약 5만㎡)를 먼저 개방하기로 했다. 이 곳이 일반에 개방되는 것은 1904년 일본군이 위수지역(衛戍地域)으로 정한 뒤 116년 만에 처음이다. 사전 신청자에 한해 지난해까지 1년 간 버스투어를 진행했지만 완전 개방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번 개방을 위해 장교숙소 5개 동을 오픈하우스, 카페, 자료실, 전시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유홍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은 전날 사전 공개 행사에서 “(국민들이) 신분증 검사 없이 둘러볼 수 있어 ‘이제 우리 땅이다’라는 걸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용산공원에 새 건물을 짓는 대신 조선시대 말기부터 일제강점기, 미 군영 시대를 지나오며 지어진 기존 건물 1100여 채 중 보존가치가 높은 건축물 100여 채를 남겨 박물관 등으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국제공모 당선 조성계획안도 이날 공개했다.
용산공원에 인공 구조물은 최소화하고 군사기지가 들어서기 전의 지형과 녹지를 최대한 복원해 자연 생태 공원으로 만들 예정이다. 특히 남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만초천’을 되살려 호수를 조성하고 전체 공원 부지의 80% 이상을 녹지로 해서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을 복원한다. 국토부 측은 “내년부터 300여 명 국민참여단을 구성해 용산공원 조성계획을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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