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韓건설현장, 40명 코로나 확진·2명 사망…집단감염 번져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1일 22시 29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전경. © 뉴스1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전경. © 뉴스1
이라크 카르발라 한국 건설사 현장의 코로나19 확진자가 40명으로 늘어 우려했던 집단 감염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도 2명 발생했다. 현장엔 아직 약 500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요구된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카르발라 건설 현장에서 이날 현재까지 4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처음 한국인 확진자 소식이 전해진 뒤 1주일 여 만에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확진자 중 한국인은 2명이고, 나머지 38명은 외국인 근로자로 알려졌다. 이 중 방글라데시와 인도 국적의 근로자 2명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카르발라 지역 정유시설 건설 현장은 현대건설이 주관사이고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4개 업체가 합작(조인트벤처·JV)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근로자 수는 680여명으로 이라크 공사 현장 중 한국인 체류 규모로는 최대다.

카르발라 현장에서는 지난주 국내 건설사 협력업체 직원인 60대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라크 현지 병원에서 치료 중인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며 관심을 모았다. 현장 공사는 이 씨의 확진 이후 중단됐다. 다른 직원들은 숙소에서 2주간 자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후 카르발라 JV는 현장에 있는 한국 근로자 100여 명을 지난 14일 우선 귀국시켰으며, 이 중 34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아직 카르발라 현장에 남아있는 한국 근로자가 약 500명에 달해 추가 감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라크는 의료 시설이 열악해 격리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이라크에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만명 이상으로, 하루 2000명이 넘는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엔 다른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기도 했다.

카르발라 JV는 현장 근로자를 최대한 귀국시키려 하고 있으나 이라크 당국이 공항을 폐쇄하는 등 전세기를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발주처가 공사 지연을 문제 삼아 공사 재개 압박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국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김현미 장관 명의로 이라크 등 중동과 아시아 지역 18개국에 긴급 서한을 보내, 인력의 새로운 배치나 교체가 어려운 탓에 공기 지연 등의 우려가 크다며 코로나19를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해달라고 전달한 바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건설 현장은 한국, 외국 근로자들의 안전은 물론 국가 간의 관계 등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건설사 스스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정부가 나서 갈등이 번지지 않고 신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