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스1 © News1
“인천 수돗물 사태는 굉장히 창피한 일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수돗물 유충’사태가 시작된 인천 공촌정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경제가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수돗물 유충 문제가 나왔다”며 “인천 수돗물 사태는 굉장히 창피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일반생활에 있어 의식주라고 하는 것이 기본인데 우리가 경제발전하는 과정에서 식(食)과 관련한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고 본다”며 “식 중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마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수돗물 유충이 발견되면서 시민들이 밥을 지을 때도 생수를 사다가 밥을 짓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며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건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조치를 취하는지 관련자들이 명확한 답변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며 “이 자리에서 인천시 상황을 점검하고 당에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유충이 전국 7군데 (정수장에서) 발견됐는데도 환경부나 인천시에선 불안을 해소할 대책을 아직 속 시원히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장혁 인천시행정부시장은 “박남춘 시장과 모든 직원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 유충 발견 건수는 200건을 넘어서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일 오후 6시 이후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97건의 깔따구 유충 민원이 접수돼 현장 확인한 결과 25곳에서 깔따구 유충이 실제 발견됐다고 22일 밝혔다.
깔따구 유충은 서구, 강화군, 중구 영종도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공촌정수장 수계에서 23건이 나왔으며 부평구, 계양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부평정수장 수계에선 2건이 확인됐다.
이로써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확인된 건수는 모두 211건으로 늘었다.
수돗물에서 유충이 실제로 확인된 건 지난 9일(1건)이 처음이다.
이후 이달 13일까지 12건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14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14일 23건, 15일 55건, 16일 21건, 17일 18건, 18일 20건, 19일 17건, 20일 21건, 21일 25건 등 8일간 꾸준히 20건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 종이다. 깔따구류는 여름철 물 밑에 젤리 모양의 알덩어리를 산란하며, 토양유기물과 조류를 섭식한다.
환경부는 앞선 지난 18일 인천 수돗물의 유충 발생은 정수장 내 활성탄지에서 부화된 유충이 걸러지지 않고 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들어갔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정수장에 어떻게 유입됐는지는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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