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장 “분노 넘어 살의 느껴”…피해자 측·언론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3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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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1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1
“분노를 넘어 살의마저 느껴졌다.”

서울시 산하기관 서울산업진흥원(SBA)의 장영승 대표(57)가 박원순 전 시장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 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를 향해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 대해 “비겁하면서도 사악하다”며 “닥치고 증거를 가져와라”고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장 대표는 23일에는 “시장님을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기 위해 영결식 날 기자회견을 했다”며 “애도행위와 진실을 궁금해 하는 시민들의 마음조차 2차 가해라는 표현으로 억압했다”고 주장했다. 성범죄 피해자를 모욕, 배척하는 폭력 행위를 뜻하는 ‘2차 가해’라는 단어를, 박 전 시장을 애도하는 사람들에 대한 피해자 측의 폭력행위로 바꾸어 사용한 것이다.

장 대표는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이후 6차례에 걸쳐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과 지원단체, 언론 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1차 기자회견 다음날(14일)엔 “언론이 박 시장님과 피해자에 1차 가해를 했고 현재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0일에는 피해자 측을 두고 “거짓과 과장으로 악랄하게 덤비는 세력”이라고 했다. 2차 기자회견 전날(21일)에도 “썩은 언론과 김재련 변호사가 힘을 모아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능멸하고 있다”고 적었다.

장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원순 시장님이 객관적인 증거도 없이 고소인의 주장만으로 파렴치한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아무도 시장님 편에 서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또 “대리인에 대한 지적이 2차 가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박 전 시장과는 1985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가 서울대 학생 신분으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으로 구속됐을 당시 박 전 시장이 변호를 맡았다고 한다. 박 전 시장이 재직하던 2018년 11월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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