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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집 데려다줄게” 만취여성 차에서 추행…1심 집행유예
뉴시스
업데이트
2020-07-27 07:28
2020년 7월 27일 07시 28분
입력
2020-07-27 05:34
2020년 7월 27일 0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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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데려다주겠다" 탑승 후 강제추행
다음날 '실수다' 사과했다 입장 번복
추행한 여성 공갈죄로 고소하기까지
法 "2차 가해까지" 징역 6월·집유 2년
술에 취한 여성을 귀가시켜준다며 차량에 태운 뒤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추행한 여성을 공갈죄로 고소하기도 했지만, 결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영수 판사는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한모(53)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한씨는 지난해 1월9일 술에 취한 여성 A씨를 대리운전으로 귀가시켜준다며 차량에 함께 탑승한 뒤,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사건 다음날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은 A씨는 한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 과정에서 한씨에게 ‘술에 취해 실수했다’는 취지의 사과를 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한씨는 이후 합의 과정에서 태도를 바꾸며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A씨를 공갈죄로 고소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판사는 한씨의 혐의 가운데 A씨 진술이 일관되고 기억의 왜곡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 판단했다.
박 판사는 “특정 범행에 대해 A씨가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한 진술을 일관되게 하고, 한씨는 전화통화에서 ‘술에 취해 강제로 동의 없이 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자신의 행위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후 A씨를 공갈죄로 고소해 조사를 받게 하는 등 한씨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2차 피해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씨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여러 차례 합의하려고 하는 등 성범죄 피해자 모습이 아니다’라고 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일반적으로 피해자들은 이미 고소 이후 겪게 될 수사·재판 과정에서의 두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두려움 때문에 A씨는 한씨로부터 사과받고 합의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당시 술에 취해 일부 기억에 오류가 있다”면서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기억 왜곡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전체 진술의 신빙성 모두를 인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일부 범행의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 진술인데, 그 진술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일부 혐의는 무죄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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