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등교인원 늘리나?…“학습 격차 해소” vs “9월 이후 논의”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7일 13시 38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등교수업준비추진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7.2/뉴스1 © News1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등교수업준비추진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7.2/뉴스1 © News1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과 광주 지역에 내린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를 2학기에는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는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등교수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등교 인원 확대는 신중하게 판단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번에 등교하는 인원을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하, 유·초·중학교는 3분의 1 이하로 제한하는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최근 지역사회 감염자가 급증한 광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입시를 앞둔 고3만 매일 학교에 간다.

27일 교육부 관계자는 “등교수업일이 너무 적어서 학습격차가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데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로도도 높아진 상황이어서 수도권·광주 지역 등교 인원을 3분의 2 이하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대다수 초등학교가 7월 마지막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확정해 안내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학기에도 전면적인 등교수업은 어려울 수 있다”며 “(수도권·광주 학생들이) 3분의 1씩만 등교하는데 조금씩 확대하는 상황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지난 5월20일 고3부터 등교수업을 시작한 이후 두달여가 흐르는 동안 등교수업 축소에 따른 학습격차가 커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이나 부모의 조력 여부, 사교육 여부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특히 학년이 낮을수록 학습격차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확실히 상위권 학생과 중·하위권 학생의 격차가 더 커 커졌다”며 “초·중학교 단계에서 학습 부진이 나타나면 이후에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에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등교수업일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원격수업만으로는 개인별 지도가 어렵기 때문에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온다”며 “학교들이 2달여 동안 방역을 하면서 경험을 쌓는 동안 학교 내 대규모 전파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2학기에는 등교 인원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도 “교육부가 학력격차 해소 방안으로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대면수업과 비교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원격수업 장기화로 학력격차가 만회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학교 가는 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감염병 전문가들은 학교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올가을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섣불리 등교수업일을 확대하는 것은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상황이 현재 수준으로 통제된다면 (등교수업 확대가) 가능하겠지만 방역당국조차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며 “날씨가 서늘해지면 각종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데 코로나19도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이라 진단과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나오지 않았지만 등교수업을 확대하면 계절적 요인과 맞물리면서 확진자가 상당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하면 등교수업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외유입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각지에서 지역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상황이라 우선 8월이 가기 전까지 최대한 감염병 확산세를 꺾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를 안전한 공간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9월 이후 등교수업 확대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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