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의 한 대안학교 기숙사에서 남자 중학생이 동급생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한 뒤 스트레스성 급성췌장염으로 세상을 떠난 이른바 ‘영광 성폭력’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 이상의 국민 동의를 얻었다.
28일 오전 9시 30분 기준 ‘학교 내 성폭력 및 학교·상급기관의 미흡한 대처로 아픔을 호소하다 하늘나라에 갔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20만3000명 이상의 국민 동의를 얻었다. 따라서 청와대 혹은 정부 관계자는 한 달 안에 관련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피해 학생 A 군의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에 따르면, A 군은 지난달 7일부터 19일까지 영광의 한 대안학교 기숙사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동안 취침시간만 되면 동급생 B 군이 여러 차례 A 군을 향해 유사 성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C 군 등도 A 군을 향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했다.
이러한 일을 부모에게 알린 A 군은 지난달 22일 관련 내용을 진술하기 위해 학교에 방문했다. 이 때 가해 학생을 본 A 군은 불안해하며 바지에 실수를 하는 등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모는 학교에 피해 학생을 우선으로 한 긴급조치를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루어지 않아 A 군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후 A 군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다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경 가슴 통증과 호흡 불안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스트레스성 급성췌장염 판정을 받은 A 군은 상급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달 3일 세상을 떠났다.
A 군의 부모는 학교 측이 매뉴얼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할 경찰과 교육청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이달 17일 A 군의 부모와 면담을 갖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A 군의 아버지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19일) 학교에서는 저희한테 신고 접수를 받고 바로 학교 전담 경찰관하고 교육청에다가 신고를 했다고 했다. 그런데, 저희가 알아 보니 학교 전담 경찰관에게 문의만 했더라”고 말했다.
이어 “담당 경찰관이 문의를 인지하고 (지난달 22일) 경찰관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하니까, (학교에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해서 경찰이 확인을 못 하고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하고 피해 학생이 한 곳에서 또 자야 되지 않느냐. 저희가 전화로 항의를 해서 (지난달) 22일에 바로 ‘(아들을) 데리러 가겠다’고 한 것”이라며 “가해 학생 2명을 다른 방으로 분리조치를 한다고 했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안 해 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첫 주 (학교를) 다니고 (아들이) 둘째 주에 안대하고 귀마개를 사달라고 했었다”며 “이 사건이 있고 보니까, 보기 싫어서 듣기 싫어서 사달라고 했던 거다. 그런데 그 안대도 가해 학생이 뺏어가서 안 줬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지금 아들 사망 전후로 진행이 달라진 게 없다”며 “진상규명이 제일 첫 번째 목표고, 재발 방지가 두 번째 목표다. 각 기관에서 이 부분들을 철저하게 조사를 해 줘야 됨에도 불구하고 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꾸준하게 관심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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