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새벽, 장도리 든 괴한 손에…버스 30대 후사경 ‘와장창’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8일 14시 50분


28일 오전 광주에서 시내버스 차고지에 있던 버스 30대의 후사경이 무더기로 파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업체측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행 모습. 2020.7.28 © News1
28일 오전 광주에서 시내버스 차고지에 있던 버스 30대의 후사경이 무더기로 파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업체측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행 모습. 2020.7.28 © News1
부슬부슬 장맛비가 내린 28일 새벽 1시10분. 어두운 비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괴한이 장도리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광주 남구의 한 시내버스 차고지에 들어섰다.

전날 운행을 마친 마지막 근무자들이 통근차를 타고 회사를 떠난 지 1시간쯤 지난 시각, 괴한은 차고지 입구에 있던 버스 앞에 서더니 폴짝 뛰어 후사경을 깨뜨렸다.

첫 범행을 마친 괴한은 이내 뒤에 세워진 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3시간쯤 뒤 첫차 운행을 준비하던 기사들은 산산이 조각난 버스의 후사경을 발견하고 아연실색했다.

흔적을 따라가보니 3열 종대로 주차해 둔 버스 30대의 후사경이 모두 깨져 있었다. 거울들은 군데군데 금이 가 있거나 땅에 떨어져 있었다.

첫차 출발까지 1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아 회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회사는 가지고 있던 자재로 당장 출발해야 할 버스를 수리했다. 광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른 회사들로 직원들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고, 꼭두새벽 부품업체 관계자의 아침잠을 깨워야 했다.

다행히 자재 수급에는 무리가 없어 버스 운행에 지장은 없었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이 회사에 35년 있으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황당해했다.

그는 “한 달 전 2차고지에서도 후사경 하나가 파손된 적 있다”며 “당시에는 술 취한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늘 일을 겪고 보니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연달아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범행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확보해 범인의 뒤를 쫓고 있다.

(광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