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전선은 ‘오르락내리락’…기상청 예보도 덩달아 ‘오락가락’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8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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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24일 오후 강구초등학교 운동장이 진흙탕으로 변해 있다. 영덕지역에는 200mm가 넘는 폭우로 강구면 오포리와 강구종합시장 등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2020.7.24/뉴스1 © News1
경북 영덕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24일 오후 강구초등학교 운동장이 진흙탕으로 변해 있다. 영덕지역에는 200mm가 넘는 폭우로 강구면 오포리와 강구종합시장 등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2020.7.24/뉴스1 © News1
“예보는커녕 이젠 중계도 제대로 못한다. 비가 한창 쏟아붓고 그쳤는데 뒤늦게 ‘호우경보’를 내는게 말이 되느냐.”

장마 전선이 예상 외로 많은 피해를 내면서 기상청을 향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불신이 가득한 기상청의 신뢰도 하락에 기름을 끼얹는 모양새다.

일기예보 오보를 줄이는 것은 국가재난 예방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시스템적 문제가 크고, 기후변화에 따른 변수가 크게 증가한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는 항변도 있다.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물품 중 기상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5호기는 가장 고가의 장비로 등재돼 있다. 2019년말 기준 가격이 520억원에 달한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4호기도 170억원에 달한다.

기상청은 고가의 최첨단 장비의 분석을 토대로 예보를 내지만 여전히 오보는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일례로 지난 5월 기상청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 장마 전선이 한반도에 머물면서 기상청의 예보는 빗나갔다.

특히 최근 장마기간 중 기상 예보가 잇따라 틀리면서 시민들 원성이 자자하다. 비가 안 온다고 했지만 비가 오거나, 비가 오는데 안 온다고 예보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상청의 예보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팽배하지만 이는 시스템적 한계의 영향이 크다. 일기예보 선진국도 오보를 내는 경우가 흔하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국의 수치예보 모델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영국과 우리나라의 기후 및 지형 조건이 상이한 만큼 컴퓨터의 분석을 마냥 신뢰할 수는 없다. 독자적 수치예보모델을 개발 중이지만 내년 이후에나 도입할 예정이고, 도입 후 오차 보정 등에도 적지 않은 경험과 데이터가 쌓여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예보가 시간대별로 세분화돼 제공되는 것도 오보가 늘었다는 체감을 높이는 요소로 지적된다. 과거에는 하루를 뭉뚱그려 ‘비가 온다’, ‘구름이 많다’, ‘맑다’ 등으로 예보해 상대적으로 오보의 여지가 적었지만, 현재는 시간대별 예보를 제공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상정보 오류가 오히려 늘었다는 항변이다.

컴퓨터 분석을 토대로 한 예보관의 ‘직감’도 예보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보관은 근무강도가 높기로 유명해 보직 변경이 잦다. 똑같은 공무원이지만 주야간 근무를 번갈아가며 일하는 예보관은 과거와 달리 ‘기피 보직’이 된 것이 현실이다.

한번 출근하면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하는 예보관들은 육체적 피로도 문제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호소한다. 예보가 조금만 틀려도 항의가 빗발치고, 비난과 비판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재난예방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티지만 ‘잘 해야 본전’인 기상예보의 특성상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고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의원실 측 관계자는 “기상청 오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사안이지만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한계도 명확하다”며 “한국형수치예보모델 도입 후 운영방향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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