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女핸드볼팀 감독 ‘성추행 의혹’…대구시 “사실 확인되면 고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8일 22시 15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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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소속 여자핸드볼 감독이 선수들을 술자리에 강제로 동원하고 성추행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여자핸드볼 선수단 등에 따르면 4월 A 감독과 선수들은 합숙소에서 회식을 겸한 술자리가 가졌다. 당시 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생활 방역을 강화한 시기였다.

이 자리에서 술에 취한 A 감독은 ‘귓속말을 한다’며 선수들의 귀에 바람을 불고 입맞춤을 했다. 신체 일부와 속옷을 만지는 등 성추행도 있었다.

이런 술자리는 4월에만 3차례 더 있었다. 대부분 회식을 핑계 대거나 감독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이유였지만 선수들은 ‘강제적인 술자리였다’고 주장했다. 한 선수는 “피해를 당하고도 아무런 불만을 제기하지 못했던 이유는 감독의 권위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9월 대구시 핸드볼협회 간부와의 저녁 자리에는 선수들이 직접 술시중을 들었다. 취기가 오른 협회 간부는 선수들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A 감독은 이를 말리기보다 다른 선수의 가슴을 밀치며 신체 접촉도 서슴지 않았다. 또 다른 선수는 “술시중은 흔한 일이다. 살아남으려면 (술자리) 분위기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접대부가 된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A 감독은 “술시중과 성추행은 없었다.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반박했다.

관리 감독을 해야 할 대구시는 이런 사정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직장운동경기부의 인권침해·폭력·성추행 등을 조사했지만 형식적이었다. 한 선수는 “말이 좋아 조사지, 한 공간에 모아 놓고 설문을 작성하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또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이 소문나면) ‘팀 해체’가 될 수 있다며 겁을 줬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여성인권 전문가로 진상 조사단을 꾸리고 사실로 확인되면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A 감독을 직위 해제할 예정이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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