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이후 3개월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18세 이하 미성년자 가운데 무려 60%는 가정 내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걸린 미성년자는 단 1명에 그쳤다.
얼마 전 단계적 개학에 나설 당시만 해도 학교 내 감염 때문에 개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방학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마침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돼 방역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3~18세 아동 확진자 중 가족간 전파 67명 최다…교내 전파 1명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8일 방학을 앞두고 5월1일부터 7월25일까지 3~18세 아동 확진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5월1일부터 7월25일까지 발생한 3~18세 확진자는 총 111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3-6세 18명, 7-12세 47명, 13-15세 23명, 16-18세 23명으로 구분된다.
이중 가족 간 전파는 67명(60.4%)으로 가장 많았고, 학원과 학습지 및 과외에서 18명(16.2%), 다중이용시설(PC방, 노래방, 종교시설, 식당 등) 9명(8.1%) 순이었다.
이외에 보육교사를 통한 감염 2명(1.8%), 지인이나 친구를 통해 감염된 사례도 각각 1명씩이었다.
특히 학교 내 전파로 추정되는 사례는 대전 천동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친구간 감염 1건(0.9%)뿐이었다.
◇개학 당시 우려 컸지만 기우로 그쳐…일선 방역 최선 덕분
교육당국은 지난 5월20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Δ5월27일 고2와 중3, 초등 1~2학년, 유치원 Δ6월3일 고1과 중2, 초등 3~4학년 Δ6월8일 중1, 초등 5~6학년 등 4단계로 나눠서 개학했다.
단계적 개학을 앞둔 당시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했다. 5월 당시에는 이태원 클럽 관련 지역감염 확산이 전국단위로 퍼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당초 5월13일부터 예정한 개학도 한 주 미루기도 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가 어려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킬지 모르겠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왔으며, 일각에서는 아예 9월 학기제 주장까지 나왔다. 일선 선생님들도 “통제하기야 하겠지만, 친한 친구들끼리 장난치는 것까지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5월 이후 교내 확진자가 1명에 그치면서 이같은 우려는 기우로 그쳤다. 일선 교사들의 방역 노력 결과라는 평가다.
교육당국은 학생 확진자가 발생하면 즉시 해당 학교의 등교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일부 확산 우려가 큰 곳에서는 동선이 겹치는 인근학교까지도 등교수업을 중단시켰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학부모 A씨는 “아이가 친구들과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답답함을 호소할 정도로 강하게 실시하더라”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선생님들 대부분 교육 공무원에 속하는 만큼 책임 소재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학내 전파 방지에 필사적인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아이들 감염 막기 위해선 지역사회 확산 막아야…“방역 수칙 준수해 달라”
방역당국은 아동 확진자 중 가장 많은 케이스로 가족 간 전파를 꼽았다.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가장 많이 감염된 사례는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가족 구성원에 의한 연쇄 감염이라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가족이나 소규모 지인 간의 모임은 친밀한 분들이다 보니 마스크 착용이나 이런 것을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단계적 개학과 관련 안전한 등교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감염 최소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같은 당부는 방학 중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 본부장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휴가와 방학으로 사람간 접촉과 활동이 많아져 코로나19 확산의 위험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 드린다. 밀폐·밀접·밀집한 환경을 피해주시고, 마스크 착용·손씻기를 생활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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