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6시 50분경 서울 관악구의 한 공중전화에서 119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1년간 관악구에서만 309건이 접수됐던 허위신고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전화를 걸었던 남성은 약 8분 뒤에 타고 있던 시내버스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년 동안 3000여 회 112와 119에 허위 신고한 양모 씨(44)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8일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지난해 7월 24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자살하겠다” “불을 지르겠다” 등 112와 119에 3226차례 허위로 협박성 전화를 걸었다. 특히 이달 1일부터 검거 직전까지는 1263건이나 저질렀다. 하루에 약 55회 꼴로 허위신고를 한 셈이다.
양 씨로 인해 심각한 행정 낭비가 지속되자 경찰은 이달 20일부터 추적에 나섰다. 신고가 가장 많았던 관악구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 수사망을 좁혀갔다. 이 과정에서 공중전화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더니 양 씨는 올해 5월 29일 관악구에 있는 한 모텔에서 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적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양 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든 범행을 시인했으며, 특별한 직업이나 주거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양 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24일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28일 검찰로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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