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2지구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흰발농게.(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 제공)
인천 영종도 인근 갯벌이 멸종위기종 ‘흰발농게’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민사회는 갯벌에 대한 개발 대신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에 따르면 최근 영종2(중산)지구 293만5000㎡ 면적의 갯벌을 정밀조사한 결과 약 259만 개체의 흰발농게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6일부터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등 전문기관과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조사는 영종2지구를 A~G권역 등 7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했다.
흰발농게는 A권역에서 약 47만4000 개체가 발견돼 가장 많았으며 F권역에서는 약 9만5300 개체가 발견돼 가장 적었다.
흰발농게 서식지 면적은 약 9만5000㎡였고 여기서 259만 개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국내 최대 서식지인 전북 군산시 선유도보다 면적으로는 9배, 개체수로는 5배에 달하는 것이다.
영종2지구가 국내 최대 흰발농게 서식지일 가능성이 높은 이상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고 있는 개발사업은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경제청은 이곳 갯벌을 메워 오는 2031년까지 산업단지와 공동주택용지, 상업시설용지, 친수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8년 9월 인하대와 생명다양성재단 등이 사업부지 내 5950㎡를 조사한 결과 최소 5만 마리의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급제동이 걸렸다.
경제청은 올해 사업부지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등 축소해 추진하려 했으나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의 반발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환경단체는 영종2지구를 보존해야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소산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장은 “영종2지구가 흰발농게 최대 서식지로 판명된 만큼 이를 보존해야 한다”며 “관계기관이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일본, 인도 등지에 분포하는 흰발농게는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이 때문에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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