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3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에 피해자 보호와 지원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며 “서울시 고충처리시스템은 정보유출에 따른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날 오전 서울시에 대해 특별 현장점검을 진행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여가부는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 간 서울시를 찾아 박 전시장 사건을 포함해 그동안 내부에서 벌어진 성희롱·성추행 사건 전반을 조사했다.
이번 서울시 현장 점검은 서면자료 확인과 심층 면담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가부 점검단은 고충심의위원회 접수·처리현황, 최근 3년간 고충상담 접수현황, 2013년부터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 처리현황 등을 서울시로부터 넘겨받았다.
심층면담은 인사담당자, 고충상담 업무담당자, 서울시 내 노조 추천 직원과 20·30대 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점검 결과 서울시의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과정에서 관련 부서가 불필요하게 많고 절차가 다층적이고 복잡해 피해자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며 가해자 징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아직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조치는 주의 공문 2회 시행이 전부였다.
또 서울시의 사건처리 창구를 담당하는 성희롱 고충상담원의 70%가 2018년과 2019년 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위직에 대한 성희롱 예방교육도 실효성 없던 대형강의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 면담 결과 직급별로 인권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격차도 컸다.
여가부는 현장점검에서 드러난 지적사항을 토대로 서울시 재발방지대책에 반영해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추후 전문가 등 회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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