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면 그의 사망 이후”
“악플 내용은 다 똑같았다. 꽃뱀이라고 했다”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우 조민기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호소했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故조민기 사건의 피해자들이 나와 미투 이후 일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한 피해자는 “조민기의 사망 소식을 들은 그 날이 정확하게 기억난다”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내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그의 사망 이후 나의 일상”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조민기는 자신의 모교인 청주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받았다. 청주대 연극학과 학생들이 피해를 호소하면서 ‘미투’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사과문을 발표한 뒤 경찰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수사는 종결됐다.
방송을 통해 피해자는 “악플 내용은 다 똑같았다”며 “꽃뱀이라고 했다”고 조민기의 사망 이후 상황을 토로했다.
이 피해자는 “조민기가 수업 중에 디렉팅이랍시고 허벅지 안쪽을 만졌다. 그걸 피하면 주먹으로 때렸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손을 잡고 다리를 만졌다. 너는 나이 많은 남자를 만나봐야 한다고 했다. 나를 이용해서 그런 것들을 연습해봐라. 이런 것들이 4년 내내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조민기 사망 이후에도 2차 가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살하고 나서 내가 제일 먼저 본 댓글은 ‘청주대 X들 이제 파티하겠네’라는 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 폭로 이후 가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 공소권이 사라진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피해자들은 “그분(비서)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장도 저는 정말, 저도 그 문장이 정말 가슴이 아팠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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