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지역의 장기 폭우로 양쯔강의 유출량이 증가하면서 제주 연안으로 저염분수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계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양쯔강 유출량은 지난 12일 초당 8만3200톤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7만톤 내외의 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양쯔강의 평년 유출량은 초당 4만4000톤이다. 하지만 지난 한 달(6월13일~7월12일) 동안 중국 남부지역(장쑤성, 안후이성, 장시성, 후베이성, 후난성, 쓰촨성, 구이저우성, 충칭시)에서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림에 따라 양쯔강 유출량이 평년보다 급격하게 늘어났다.
양쯔강의 물이 계속 바다로 흘러들어오면서 제주 연안으로 대량의 저염분수가 유입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저염분수는 염분농도가 30psu 이하의 바닷물을 말하며, 바다 생물이 저염분수에 노출되면 폐사에 이를 수 있다. 수산생물의 삼투압 조절에 영향을 주고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6년 제주 연안에 19~25psu의 저염분수가 유입돼 대정 등 서부지역 어장에서 소라·전복 등 약 184톤이 폐사, 59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은 저염분수 유입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며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재 천리안위성과 자체 실시간 해양환경 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저염분수의 이동경로와 유입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수산과학조사선 2척(탐구3호와 탐구8호)을 출항시켜 오는 8월4일부터는 동중국해 북부해역, 제주도 주변해역 및 연안(자취도, 모슬포항)에서 정밀한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저염분수는 표층에서 약 10m 두께로 이동하며, 바람과 해류에 따라 이동경로가 달라지는데, 현장조사에서 수심별 관측을 실시해 이동경로를 추적하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확한 이동경로 파악을 위해 표층해류와 바람의 영향을 받도록 설계된 표류부이 5기도 동원할 계획이다.
수과원은 이렇게 관측된 저염분수 모니터링 결과를 제주특별자치도와 어업인에 제공하고, 국민 누구나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누리집에도 게재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염분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어업인의 행동요령을 담은 ‘저염분수 대비 어장·양식장 관리 지침’을 지자체, 양식어가 등에 공문 형태로 배포할 계획이다.
관할 지자체인 제주도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도는 수온과 염분농도에 따라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단계별 행동요령을 재정비해 강화하고, 유사시에는 금어기 해제 또는 수산생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 조치할 예정이다.
특히 양쯔강 하류 원전침수 등 최악의 상황 발생 때에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정부부처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위기경보 수준별로 대응할 방침이다.
수과원 관계자는 “저염분수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역시 “인공위성, 선박, 실시간관측시스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저염분수의 유입을 철저히 탐지할 계획”이라며 “측정·분석 결과는 지자체, 어업인에게 신속하게 전달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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