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원인으로 밝혀진 지열발전소 시추탑이 기습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2일 경북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열발전소 장비 채권단인 신한캐피탈 등은 이날 오전 철거업체에서 대형 크레인 등을 투입, 시추탑 하단 약 10m 정도를 철거한 상태다.
철거 작업은 이미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격리돼 있던 중국인 기술자 10명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되면서부터 철거 작업을 위한 정리 작업에 착수했었다.
이에 포항시와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 28일 지열발전소 장비 채권단인 신한캐피탈 측에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포항지열발전소 시추장비에 대한 증거보존 신청과 함께 철거를 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진상조사위의 철거금지 명령과 증거보존 신청은 강제성이 없고 이미 시추장비 일부가 인도네시아에 19억원에 매각된 상태여서 철거작업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열발전소 시추탑이 철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흥해지진대책위원회 관계자가 현장으로 달려와 사설 경비업체 직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인 후 지열발전소 앞 도로인 국도대체도로 위에 누워 강력히 항의하면서 철거 작업은 일단 멈춘 상태다.
다행히 곧 바로 경찰이 뛰어들어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10여 분간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그러나 언제든지 철거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 상태여서 앞으로 2~3일이면 철거가 완전히 끝날 수 있다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시추탑 철거 소식을 들은 흥해지진피해주민들은 “국무총리실 소속 지진진상조사위의 명령과 포항지진특별법도 마음대로 무시하는 채권단(신한캐피탈)과 지열발전소 운영업체인 넥스지오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철거를 막아내겠다”고 했다.
철거소식을 보고 받은 이강덕 시장은 곧바로 지열발전소 현장으로 달려와 철거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철거를 강행하게 된 배경을 확인에 나섰다.
현장 관계자들과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 시장은 “오늘 더 이상 철거는 없다. 3일 오후 2시 포항시와 진상조사위, 산업통상자원부가 세종 정부청사에 모여 철거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시추탑 철거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포항 시민의 허락없이 절대 철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포헝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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