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는 안전? 야영객 절반 감염… 여름에 감소? 美 되레 감염 더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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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상식 깨며 더 빨리 퍼지는 코로나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긴급위원회에서 “우리가 지닌 도구로 바이러스와 싸워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이 처음 알려지고 7개월이 지나면서 바이러스의 정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기존 바이러스의 연구 결과와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특징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예측불허의 확산세를 보이고 있고, WHO와 각국 전문가들이 장기화를 경고하는 이유다.

○ 야외도 안전지대 아니다

바이러스 감염병은 실내에 비해 실외에서 쉽게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이다. 코로나19 초기 전문가들은 야외 공간을 비교적 감염 안전지대라고 봤다. 공기 중 비말(침방울)의 농도가 실내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초기에 우리 방역당국이 실내에선 마스크 쓰기를 강조하면서, 실외에선 2m 거리 두기만 유지해도 된다는 견해를 밝힌 이유다.

그러나 최근 강원 홍천군 캠핑장에서 일행 18명 중 절반이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캠핑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탓에 이용객의 44%가 감염된 사례를 보고했다. 이는 주요 실내 감염보다 높은 감염률이다. 미국에선 해수욕장처럼 넓고 개방된 휴양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실외라도 마스크 없이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에서도 확진자와 1∼2m 이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나 식사를 하면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여름휴가를 야외로 떠나더라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동행 인원을 최소화하며 △인파가 덜 몰리는 장소를 택해야 한다.

○ 코로나19는 휴가를 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고온다습한 여름에 활동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온도 30도, 습도 80% 이상에서는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다. 사태 초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여름부터 꺾일 것으로 내다봤었다. 사스는 2002년 겨울에 유행이 시작돼 이듬해 7월 사실상 소멸됐다.

그러나 현재 겨울인 남반구는 물론 여름인 북반구에서도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북반구의 미국이다. 미국에선 1일까지 엿새째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7월 한 달간 발생한 확진자는 약 190만 명으로, 6월의 2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처럼 여름 장마철에 접어들어 고온다습한 일본도 지난달 31일에 이어 1일도 신규 확진자가 1500명을 넘겼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이 “코로나19는 모든 계절을 좋아한다”고 말한 이유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누적 확진자가 많은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30일 대통령 부인인 미셸리 보우소나루 여사와 마르쿠스 폰치스 과학기술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장관 4명이 확진됐다. 기온이 높은 브라질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6, 27일 2만 명대에서 31일 5만 명대로 늘었다.

코로나19가 계절적 요인을 뛰어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증상 상태에서 전파력이 높은 특징을 꼽았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계절은 코로나19 전파의 주된 요인은 아닌 것 같다”며 “미국, 브라질 사례에서 보듯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여부가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김소민·김예윤 기자
#코로나19#실외#휴가철#야외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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