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특목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해 자사고 지정이 취소될 처지에 놓인 서울 휘문고의 운명이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8일 교육부에 취문고등학교의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지난달 9일 휘문고에 대해 “교육청 자체 감사와 경찰 수사, 법원 판결 등으로 회계 부정 사실이 입증됐다”며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지난달 23일 지정취소 처분에 따른 학교 측 입장을 듣는 청문 절차를 진행해 기존 방침을 확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법령에 따라 청문이 끝난 이후 20일 안인 오는 11일까지만 교육부에 동의 신청을 하면 됐지만, 자사고인 휘문고의 2021학년도 신입생 선발 일정을 고려해 동의 신청을 서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고는 2018년부터 매년 9월 초 다음 학년도 신입생입학전형요강을 발표하고 12월 서류접수를 진행해 왔다. 휘문고의 경우 지난해는 9월10일에 다음 학년도 신입생입학전형요강을 공고했다. 이후 12월9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해 이듬해 1월3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의 경우 9월 초까지는 신입생입학전형요강을 확정해 발표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교육청의 지정취소 처분과 교육부 동의 이후 학교 측의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면 서두를 필요가 있어 교육부에 아무리 늦어도 10일까지는 동의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해 7월26일 서울 9곳과 부산 1곳 등 10개 자사고에 대한 지정 취소 동의 요청을 받고 1주일 만인 8월2일 서울·부산시교육청의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 결정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대부고·한대부고 등 서울 지역 8개 자사고는 엿새만인 8월8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22일 만인 8월30일 인용 결정이 나온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 측에서 휘문고의 신입생 선발 일정을 이유로 결정을 서둘러달라고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발표 시기를 밝힐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빠르게 동의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에 오는 10일을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으로 못박아 제시한 만큼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휘문고는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 처분에 동의할 경우 법원에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종환 휘문고 교장은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도 절차대로에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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