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의 가해자 중 한명으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전 주장 장윤정씨(31·여)가 5일 구속됐다.
대구지법 영장전담 재판부(부장판사 채정선)는 이날 오후 장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씨에 대한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김규봉 감독(42·구속),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씨(45·구속) 등 핵심 가해자 3명이 모두 구속돼 최 선수 사망사건 수사는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3시5분부터 대구지법 영장전담 채정선 부장판사 심리로 1시간 가량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직후 오후 4시쯤 취재진 앞에 선 장씨는 “자필 진술서를 통해 본인이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는데 무슨 의미냐”, “선수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숨진 최 선수 등 피해 선수들에게 일체의 사과나 반성의 언급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급히 법원을 빠져나갔다.
앞서 오후 2시10분쯤 검은색 상하의와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법정에 출석하면서도 그는 “폭행 혐의 인정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최 선수 사망사건을 수사해 온 경북경찰청은 그동안 경주시청 전·현 선수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다수의 선수로부터 “주장에게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하고 혐의 입증에 주력해 오다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었다.
최 선수 등 팀 선수들을 때리고 폭언한 혐의를 받는 장씨는 김규봉 감독, 운동처방사 안주현씨 등과 함께 핵심 가해자 중 1명으로 지목됐으나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해 왔다.
특히 경찰 조사에서 최 선수 사망사건의 원인을 운동처방사 안씨 탓으로 돌리며 자신도 안씨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달 5일 경주시체육회에 제출한 A4 용지 3장 분량의 자필 진술서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안씨는 지난달 13일 선수들에게 불법 의료행위를 하고 폭행과 성추행을 한 혐의로, 김 감독은 같은달 21일 폭행과 사기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는 장씨와 안씨, 감독 등으로부터 당한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6월26일 0시27분쯤 사회관계서비스망 메신저를 통해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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