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 물 차올라 의자위 피신… 30분만에 고무보트로 대피시켜
용인 골프장 산사태 매몰 2명 구조
6일에도 경기 일대에서는 폭우로 인해 시내버스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골프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밤사이 쏟아진 폭우에 파주와 연천 등에선 주민 15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 37분경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1리 율곡수목원을 지나던 92번 버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당시 버스에는 운전사 1명과 승객 4명 등 5명이 타고 있었는데, 물이 순식간에 버스 안까지 들어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 채 의자 위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고 한다.
구조대가 버스에 타고 있던 5명을 구조한 건 약 30분 뒤. 큰 부상 없이 모두 빠져나왔다. 최초 신고자인 김모 씨(57)는 “구조에 나섰을 때 이미 버스 창문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고무보트를 이용해 구조했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밤새 내린 폭우로 침수 위험이 있어 기존 노선 대신 국도 37호선을 우회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며 “버스 운전사가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기존 노선대로 가다가 물에 잠겼다”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5일 오후 3시경부터 임진강 비룡대교 지점의 수위가 오르자, 인근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오후 4시 반경엔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현재 율곡리에 사는 주민 18명과 인근 적성면 두지리 주민 68명은 파평중학교 등에 대피해 있다. 6일 오전 7시 기준 비룡대교 수위는 13.32m로 주의 단계인 9.5m를 넘어섰다.
파주시 군내면에선 6일 오전 1시 반경 수내천 제방이 무너져 33만578m²(약 10만 평) 규모의 전진농장이 물에 잠겼다. 제방 유실로 통일촌과 대성동 마을 등 민간인통제선 내 마을이 침수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전 6시 42분경엔 제방 복구를 위해 군내면 현장을 방문했던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4명이 배수장에 고립됐다가 2시간여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경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연천군 주민 1209명과 파주시 주민 257명이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 주민센터 등 25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같은 날 오전 9시경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는 산사태로 들이닥친 토사로 관리동에 머물던 직원 2명이 토사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직원 5명이 관리동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토사가 건물로 들이닥쳤다고 한다. 함께 일하던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지만 직원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인력 40여 명을 투입해 오전 10시 18분경 직원 김모 씨(36)와 박모 씨를 구조했다. 김 씨는 왼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으나, 두 사람 모두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