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함 1800기 침수 뒷수습 ‘첩첩산중’…“유족들 협조 절실”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0일 17시 50분


코멘트
집중호우로 광주 영산강 인근에 있던 S추모관 내 유골함 1800여기가 침수피해를 당한 가운데 10일 한 유가족이 지하 1층에서 물에 젖은 유골함을 꺼내고 있다.2020.8.10  © News1
집중호우로 광주 영산강 인근에 있던 S추모관 내 유골함 1800여기가 침수피해를 당한 가운데 10일 한 유가족이 지하 1층에서 물에 젖은 유골함을 꺼내고 있다.2020.8.10 © News1
이틀간 집중호우로 광주 영산강 인근에 있던 사설 납골당이 침수되면서 지하에 있던 1800여기의 유골함이 피해를 입었다.

업체 측은 재화장과 유골함 교체 등을 책임지겠다고 했으나 유족들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물에 젖은 유골을 말리기 위해서는 ‘재화장’이 최선이지만, 이마저도 유족들마다 입장이 달라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집중호우로 북구 동림동의 S추모관 지하 1층 시설이 침수돼 유골함 1800여기가 물에 잠겼다.

소방당국은 추모관 지하실의 천장이 누수돼 환풍기 쪽에 물이 차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체 측은 배수작업을 통해 지하 1층의 물을 빼내고 유가족들에게 유골함을 다른 곳으로 가져가거나 추모관 5층으로 옮기도록 안내했다.

유족들이 수습한 유골함 상당수는 내부까지 물이 차 유골이 젖었다. 유족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유족들은 단체톡방이나 밴드 등 SNS를 통해 대책위를 꾸리고 업체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추모관 대표는 재화장과 유골함 교체 등을 책임지겠다고 제안했으나 유족들의 반발이 거세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보다 못한 광주시가 중재에 나서 재화장과 유골함 교체, 재화장을 위한 영락공원 화장장 시설과 순천, 곡성, 목포, 전북 전주의 화장시설까지 지원토록 했다.

시의 중재로 추모관 측과 대책위 측은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SNS를 하지 않는 노인들이나 뒤늦게 찾아온 유족들은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대책위가 무슨 자격으로 유족들을 대표하느냐는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대책위와 합의를 해도 새로운 유족들이 오면 합의를 깨버리고 분통을 터뜨려 중재가 쉽지 않다”며 “유족들 전체를 대상으로 논의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물에 젖은 유골을 말리는 것도 쉽지 않다. ‘재화장’이 최선이지만 화장시설이 많지 않다.

광주 화장시설은 광주도시공사 영락공원 한 곳으로 10기의 화장로를 보유하고 있다. 한 번 화장할 때 1시간 가량 걸린다.

신규로 장례를 치른 화장 예약도 있는 만큼 10기의 화장로 모두를 재화장하는데 사용할 수도 없다.

화장기 1개에 유골 1개를 넣어 재화장하더라도 1800여기를 재화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시는 화장기 1개에 유골 4구를 동시에 넣어 재화장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족들은 다른 사람의 유골과 함께 화장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유족들이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빨리 유골을 말리는 게 중요하다”며 “광주 영락공원에 24시간, 쉬지 않고 화장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해놓은 만큼 유족들이 양해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유족이나 가족들 입장에서 참 가슴 아픈 일이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했다”며 “수습이 중요한 만큼 유족들의 아픈 마음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