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입주민-경비원 ‘상생 아파트’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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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 위해 부산노동지청과 업무협약 체결
우수 단지에 인센티브 제공 등 맞춤형 행정서비스로 상생 추구

부산 금정구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하는 행복아파트 조성에 나섰다. 금정구 정미영 구청장(왼쪽)과 부산동부고용노동지청 최승찬 지청장이 최근 구청장실에서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금정구 제공
부산 금정구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하는 행복아파트 조성에 나섰다. 금정구 정미영 구청장(왼쪽)과 부산동부고용노동지청 최승찬 지청장이 최근 구청장실에서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금정구 제공
부산 금정구가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하는 행복아파트 조성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금정구(구청장 정미영)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최근 부산동부고용노동지청(지청장 최승찬)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하는 공동체 문화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금정구의 총 가구수 10만1118채(23만5155명) 중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은 6만2407채. 이 가운데 300채 이상 아파트 단지와 150채 이상의 아파트 단지 중 승강기가 설치돼 있거나 중앙집중 또는 지역난방을 설치한 아파트는 의무관리대상이다.

구는 지난달 관내 66개 단지 3만2797채의 의무관리대상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환경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해당 아파트 단지에 근무하는 경비원 수는 362명이며, 평균연령은 63.7세였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이 57.1%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40∼64세 38.4%, 20∼39세가 4.5%였다. 경비원 1인당 담당 아파트는 평균 90채였다.

고용방식은 입주민이 직접 고용한 형태는 24.2%인 16개 단지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위탁관리회사 또는 경비용역회사에 간접고용 돼 있었다.

근무형태는 24시간 격일제와 12시간 교대제가 81%로 경비원 대부분이 심야시간을 포함해 장시간 근무하고 있었다. 휴게시간은 24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8.9시간으로 나타났다. 전체 경비실 181개소 중 96%인 173개소는 지상인 반면 8개소(4%)는 지하였다.

경비실과 별도로 휴게시설이 마련된 경우는 48개 단지(73%)였고, 나머지 18개 단지는 경비초소와 겸용이었다. 별도의 휴게 공간 가운데 28.1%는 지하였다. 냉·난방기 설치비율은 경비실 66%, 휴게시설 72%로 나타났다. 경비원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무인택배함을 갖춘 곳은 12개 단지(18%)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경비원의 절반 이상이 고령 근로자이고, 심야시간까지 장시간 근무하는 여건상 휴게시간, 휴게 공간 등 경비원의 휴식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별도의 휴게시설이 없는 단지들은 경비실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많았고, 입주민들 역시 휴게시간 보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경비원이 제대로 쉴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또 경비원 대다수가 용역회사에 간접고용 돼 있는 형태여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사용사업주인 입주민들의 의지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행정 지원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사업계획승인 시 특화된 근로자 휴게시설 마련, 경비원 휴게시간 안내문 표준안 배부, 공동주택 경비원 심리 상담 지원, 공동주택 경비원 노무관리 지원, 입주민·경비원 상생 홍보물 배부, 입주민 교육, 우수경비원 표창, 우수단지 선정 인센티브 등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통해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하는 공동체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정미영 금정구청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부산동부고용노동지청과 함께 경비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내 새로운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입주민의 따뜻한 마음에 제도적인 지원이 합쳐져 입주민과 경비원이 모두 행복한 공동주택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시#상생 아파트#경비원#경비원 근무환경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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