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시민단체 대표 등 구성된 '성찰과 비전위원회'
회계관리체계 개선, 운동방향·비전쇄신, 대국민 소통 등
후원금 유용 의혹에 휩싸였던 정의기억연대가 12일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포함된 ‘성찰과 비전위원회(성찰위)’를 구성, 문제점을 진단하고 회계관리체계 등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된 ‘제1452차 수요시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정의연 사태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국민들과 전세계 시민들, 무엇보다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이신 할머니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뜻하지 않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너무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검찰조사에 대해 “정의연 회계담당자는 물론 피해자지원업무 담당자, 요양보호사, 피해자의 유가족과 기부자들, 한때 정대협, 정의연과 조금이라도 관련되는 많은 분들이 검찰의 전화와 호출에 응하며 수사에 협조해 왔다”며 “때로는 강압적으로 느껴지는 조사 태도와 무리한 먼지털이식 수사 등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진행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소환과 질의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에 대한 13개 기사 언론중재위원에 조정을 신청, 11건 기사에 대한 삭제, 정정 등 조정성립 혹은 강제조정 판결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평화의 우리집 손모 소장님이 지난 6월6일 자택에서 숨을 거두셨다”며 “죽음에 대한 각종 예단과 억측, 책임전가와 신상털이, 유가족과 활동가들에 대한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 의한 상식 밖의 여론몰이가 마녀사냥처럼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공익회계사네트워크 ‘맑음’에 회계 관리체계 개선방안 용역을 의뢰해 최종 검토보고서를 받았다고도 전했다.
이어 보고서에서는 정의연에 집중된 업무량을 축소하고 회계, 세무 업무와의 균형을 맞출것, 회계 관련 주요 내부 통제절차 정비 및 보안, 회계 공개 자료의 정확성과 충분성 향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 조직과 사업, 활동에 대한 점검과 진단을 통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성찰과비전위원회’를 꾸리게 됐다”고 발족 목적을 설명했다. 최광기 성찰위 위원은 이날 정의연 쇄신안 발표에서 ▲정의연 회계 관리체계 개선방안▲정의연 조직과 사업 관련 활동 점검 및 진단을 통한 개선안 마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방향과 비전제시▲대국민 소통방안 등 4가지를 쇄신 목적으로 제시했다.
최 위원은 “정의연을 지탱해온 오랜 후원회원들과 위기에 순간에 새롭게 손잡아 주신 분들의 뜨거운 마음에 대해 충분히 책임지고 있는지 뼈아프게 돌아보고 있다”고 최근 후원금 유용 의혹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생존한 분들보다 세상을 등지신 피해자들이 더 많은 상황에서, 이 운동을 이끌어갈 청소년과 청년세대를 주체화하는 일에 얼마나 절박하게 응답했는지 반성하고 있다”며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미래세대 교육에 더 관심을 쏟아야한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걱정과 고언을 깊게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성찰위는 구체적으로 ▲7대 과제 (일본정부의 범죄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책임자처벌,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교과서 기록과 역사교육) 해결 ▲조사·연구 활동강화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콘텐츠 개발과 프로그램 마련 ▲후원회 구조 개선과 국내외 연대단체들과 지속가능한 연대방안 모색 ▲전시성폭력 재발방지 위한 국제적인 여성인권 기준 만들기 ▲피해생존자 유관단체들 중심 전국순회 경청간담회를 개최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성찰위는 지난 6월 24일 1차 회의 이후 이달 4일까지 4차 회의를 진행했다. 성찰위 구성은 총 13명으로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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