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고 “내주 가처분신청·행정소송…신입생 선발 일정 촉박”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 2020.8.10/뉴스1 © News1

서울 휘문고가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과 이에 따른 교육부의 동의에 불복해 내주 법원에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동시에 제기하기로 했다.

오는 9월8일로 예정된 자사고 신입생입학전형요강 발표 시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휘문고 관계자는 1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원서 접수 3개월 전까지는 자사고들이 선발 공고를 내기로 돼 있어 신입생 선발일정이 촉박한 부분이 있다”며 “다음 주 중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적 대응을 위해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인 휘문고는 오는 18일 법무팀과 마지막으로 조율을 거쳐 21일까지는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휘문고는 현재로서는 내년도 신입생 선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7월9일 학교법인 관계자들의 회계부정 등을 문제 삼아 자사고 지위를 박탈하는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고 교육부가 지난 10일 이에 동의하면서 2021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자사고 권한인 신입생 선발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법원에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면 지정취소 처분이 적법했는지를 두고 다투는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면서 신입생 선발도 예년처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특목고 등의 입학전형 실시권자가 입학전형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실시 기일 3개월 전까지 입학전형기본계획을 수립해 공고해야 한다.

휘문고는 2018년부터 매년 9월 신입생입학전형요강을 발표하고 12월 서류접수를 진행해 이듬해 1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해 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자사고는 오는 9월8일까지 신입생입학전형요강을 발표하고 오는 12월9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지난해 지정취소 처분을 받았던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대부고·한대부고 등 서울 지역 8개 자사고의 경우 8월8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2일 만인 8월30일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이 나오면서 다음 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휘문고 측은 전임 이사장과 관련된 회계부정이 있었다고 해도 이에 따른 피해를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받아서는 안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로 명확하게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재학생의 경우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과 교육과정이 보장되는 만큼 피해를 보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 교육청에서도 소장의 내용을 확인한 다음 이에 맞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모자 관계인 휘문고 학교법인 휘문의숙의 김모 전 명예이사장과 민모 전 이사장, 박모 전 법인사무국장 등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40억이 넘는 학교 공금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자사고 지정 이전까지 포함하면 횡령 액수가 50억원이 넘는다.

이사장과 법인사무국장은 지난 4월9일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고, 명예이사장은 1심 선고 전 사망해 공소가 기각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