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수요집회 있지 않아야 한다”…‘아리랑’에 눈물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14일 12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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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수요집회 시위하려 나가려던 것 아냐"
"정대협 빨리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치라 해"
눈물 흘리며 "너무 서러워"…'친일파' 언급도
최장기간 장마 피해 두고 "할머니들 노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14일 “수요집회 시위의 형식을 바꿔야 한다.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위 형태의 수요집회에 참여할 뜻이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놓았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할머니는 수요집회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데모, 시위 30년을 해서 세계에 알리는 데 잘했다”며 에둘러 운을 뗐다.

그는 “그 데모가 위안부 문제 해결하고 사죄하고 배상하라 하는 것을 무엇인지도 모르고 외쳤다”며 위안부 문제 운동의 방향성 전환을 재차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저는 시위의 형식을 바꿔가지고(바꿔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며 “12일 (수요집회서) 이 이야기 하려고 나가려 했지 시위하러 나간 것 아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빨리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치라 했다”며 “지금 고친다 했으니 이걸 알아 달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수요집회의 형식을 어어떻게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위안부가 무엇인지, 한국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완전히 알아야 한다. 그런 걸 교육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에 탑승하기 전 “수요(집회)는 있지 않아야 한다. 집회라 칼(할) 거 없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앞서 대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대안과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의기억연대(정의연)과 전날 검찰 수사를 받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기념식에서 자신과 고(故) 김학순 할머니 등의 목소리가 담긴 아리랑이 연주되기 시작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아리랑 공연은 이날 기념식 마지막 순서였다.

행사 30분 앞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과 같은 차량에 탑승해 들어올 때까지는 담담하던 그였다.

이 할머니는 휠체어를 탄 채 행사장 맨 앞줄 가운데 이정옥 여가부 장관, 정춘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이 앉았다.

이나영 이사장은 기념식장에서는 이 할머니와 떨어져 행사장 맨 좌측 줄에 앉았다.

이 할머니는 행사가 마무리되자 참았던 감정을 쏟아내듯 “너무 서럽다. 언니 동생들 노하지 마세요”라며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들을 떠올렸다.

최장기 장마로 각지에서 호우 피해가 있었던 것을 언급하면서 “할머니들이 무척 노했다”며 “돌아가신 할머니들 이름을 못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각에서 자신을 친일파라 비난했던 데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친일파가 뭔지도 몰랐다”며 “일본을 두둔하고 자주 함께하는 게 친일파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정계에 계시는 여러분들, 시민 국민 여러분들 다 똑같은 분이라 생각한다. 다 위안부 문제는 자기 일이라 생각한다는 분들로 이제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행사장에 도착할 때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대기장소로 이동했으며 기념식 내내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이 할머니는 행사 시작 전 건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걱정해 주신 덕분에 (이상 없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간담회장 입장 전까지 지팡이를 짚고 걸었으며 기념식장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휠체어를 탔다.

[천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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