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 옥살이 20년’ 윤성여씨, 얼굴·이름 공개…“이제는 떳떳”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14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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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알아주니 마음놓인다…잘못 바로잡고 싶다"
최근 재심 4차 공판 당시 수사 경찰관, 윤씨에 사과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 세상에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1989년 거짓 유죄 판결을 받은 지 31년 만이다.

윤씨는 14일 뉴시스 취재진과 만나 “이제는 떳떳하다”며 “잘못된 시대를 바로잡고,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원지법에서 이 사건 재심을 받고 있는 윤씨는 지난 7월2일 경찰이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을 이춘재로 지목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다.

2009년 청주교도소 출소 후 겨우 찾은 삶과 직장을 또 다시 잃을 것 같은 두려움에서 서서히 벗어났다.

그는 “억울한 마음은 지금도 변함 없다”면서도 “이제는 국민이 (나를 범인이 아니라고)알아줬으니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지난 11일 진행된 재심 4차 공판에서는 당시 윤씨를 범인으로 몬 경찰관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법정에서 “너무 오래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내가 잘못한 건 사실”이라고 강압수사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뒤 “저로 인해 윤씨가 잘못된 조사를 받았다”며 윤씨에게 사과했다.

A씨는 8차 사건 당시 윤씨를 범인으로 검거한 공으로 특별 승진했다.

윤씨는 “사과를 받긴 했지만, 나보단 그동안의 잘못된 수사로 알게 모르게 피해를 본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13세)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 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농기계 수리공으로 일하던 22세 윤씨는 이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을 복역했다.

지난해 9월 이춘재의 자백으로 사건을 재수사한 경찰은 지난 7월 윤씨에 대한 강압수사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재심 재판부는 오는 24일 당시 수사기관 관계자에 대한 추가 증인신문을 벌인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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