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흘간 462명 폭발적 증가… 광주-충주로 ‘n차 감염’ 번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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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
수도권發 ‘2차 대유행’ 오나

14∼16일 사흘간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48명. 대구경북의 신천지예수교(신천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나오던 3월 초 ‘1차 대유행’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중 수도권 환자는 462명이다. 수도권 집단 감염은 이미 타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이 예상한 가을이 오기도 전에 ‘2차 대유행’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수도권·지방, 동시다발 확산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3일(0시 기준) 56명이었지만 불과 사흘 만에 5배 규모인 279명으로 늘었다. 앞서 대구경북에서 1차 대유행이 벌어졌을 때도 신천지 환자가 나온 뒤 확진자가 늘긴 했지만 2월 18일 2명, 19일 34명, 20일 16명, 21일 74명으로 초반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른 것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이동량이 많은 수도권의 특성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 유행 때는 신천지만 관리하면 됐던 반면 수도권에는 교회를 비롯해 카페와 식당, 사무실 등 다양한 곳에서 동시에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도권 인구 밀집도 등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확산 속도뿐 아니라 번지는 범위도 훨씬 넓다. 주말 새 다른 지역에 ‘n차 감염’을 일으켰다. 광주 남구에서는 4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서울 대형교회에 다니는 30대 아들과 여행을 다녀온 50대 부부가 16일 확진됐다.

지방에서 확산되는 감염도 심상치 않다. 16일에만 부산 6명, 광주 8명, 충남 5명 등 수도권 외 지역에서 3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7월 26일∼8월 8일 2주간 전체 신규 확진자 평균이 33.5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수도권 환자의 증가세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R0) 값도 15일 기준 1.31로 올랐다. R0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뜻한다. 대구경북 유행 이후 한동안 국내 코로나19 R0 값은 1 미만이었다. 3∼16일 2주간 신규 환자 중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의 비율도 이달 초 6%대에서 12.3%로 훌쩍 뛰었다.

○ 7말8초 휴가, 느슨해진 경계심

확진자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7말8초’ 휴가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계심 약화가 꼽힌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내주고 휴가와 외식을 장려하는 등 경각심을 풀라고 사인을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경기 지역의 경우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상향됐다. 당장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갔다. 박물관 등 공공시설 이용객은 최대 수용 인원의 30% 이하로 제한된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과 행사는 열 수 있지만 강화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헌팅포차 등 12종 고위험시설의 운영은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방역 강화를 조건으로 일종의 유예기간을 준 것이어서 거리 두기 상향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6일 기준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서울 35.3%, 인천 33.0%, 경기 67.7%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지정 생활치료센터 2곳 입소 인원은 15일 기준 31명(정원 440명)이다. 중증환자 치료 병상도 97개(총 339개)가 비어 있다. 하지만 최근 2, 3일 확진자 증가세를 감안할 때 서둘러 병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 image@donga.com·송혜미·황규인 기자
#코로나19#수도권발#2차 대유행#n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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