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묵인 방조 혐의로 고발당한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17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오 전 실장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혐의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 출석했다. 오 전 실장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오후 3시경 조사를 받고 나온 오 전 실장은 “2018년 서울시 근무 당시 피해자 A 씨가 비서실에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인사 순환 차원에서) 전보를 먼저 계획했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아서 남게 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실장은 경찰 출석에 앞서 서울시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도 “(A 씨의) 피해 호소나 인사이동 요청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조하거나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은 정치적 음해”라고 했다.
피해자 측은 17일 입장 자료를 내고 오 전 실장 등의 주장을 반박했다. A 씨 측이 이날 공개한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대화 기록에 따르면, A 씨의 고충을 들은 인사 담당 과장은 2017년 6월 15일에 “(2018년) 1월엔 원하는 곳으로 꼭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회신했다. 2019년 6월에도 서울시 비서실의 다른 상사가 A 씨에게 “이번엔 꼭 (비서실에서) 탈출하실 수 있기를”이라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과 별도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을 직권 조사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는 14일 오전 9시경 외부 장소에서 A 씨를 만나 약 12시간 동안 1차 조사를 했다. A 씨를 직접 만나 조사한 것은 5일 직권조사단을 구성한 뒤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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