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슴 통증,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박현 교수가 밝힌 코로나 후유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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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투병기를 공개해 화제가 됐던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가 자신이 겪고 있는 후유증을 외부에 공개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교수는 2월 9일 미국에서 입국한 뒤 같은 달 24일 대동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 이튿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고신대병원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3월 7일 완치 판정을 받았다. 박 교수는 퇴원 뒤 자신의 겪은 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공개했고 이는 본보(3월10일자 A12면)를 통해 가장 먼저 외부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도 계속되는 후유증 증상은 크게 5가지’라며 증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먼저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이 힘들고 집중이 힘든 상태가 계속 되고 있다”며 “조금만 집중해도 머리가 아플 뿐 아니라, 가슴 통증 등 다른 증상까지 심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아지기도 하고, 방금 했던거나 하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가 너무 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해외 언론들을 보면 많은 회복자들이 이와같은 ‘brain fog’ 증상을 후유증으로 겪고 있다고 전하며, 중국과 영국 언론 등에서도 뇌질환으로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교수는 “가슴 통증은 여전히 왔다갔다 한다. 여전히 통증이 심해 앉으면 불편해지고, 누워서 쉬어야 하지만 누우면 또 다른 불편함이 있다”며 “배 통증도 여전히 왔다갔다 하고, 여전히 속쓰림 증상도 있다. 특히 맹장이 있는 오른쪽 아랫배가 가끔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는 피부 문제도 언급했다. 박 교수는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했던 건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도 피부가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보라색 점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는 혈액 및 혈관 문제일 수도 있다하고, 해외언론에 혈액 및 혈관 문제로 회복자들이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피부 건조증도 예전보다 심각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피로 증상도 자세히 밝혔다. 박 교수는 “만성피로가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좋았다나빴다 반복한다”며 “뉴욕에 있는 의사 친구는 예전부터 나의 후유증으로 신경계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고, 해외 언론들도 후유증으로 신경 계열 문제를 보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국내 언론이 쓰는 ‘완치자’라는 표현 때문에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거나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마스크를 안 쓰고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요즘 많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질 줄 알았던 후유증은 나아지지 않으며 오히려 예전에는 없던 증상까지 나오지만 관련 보도 등 어떤 정보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홀로 해외 언론을 참고하고 대학 동창 중 외국 의사 출신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혹시나 나와 같은 후유증을 겪고 있는 다른 한국 환자분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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