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하는 김범수 의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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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제1야당에 역전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39%를 기록해 70%대의 지지율이 순식간에 급락했습니다. 지지율 급락 원인 1위는 부동산 정책(35%)으로 꼽혔습니다. 부동산의 덫에 단단히 걸린 모양새입니다. 무리한 억제책에 국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집 한 채만 남기고 모두 팔라는 명(命)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핵심 참모 상당수가 다주택자인 것이 드러났고, 부동산으로 엄청난 시세 차익을 냈다는 소식에 민심 이반이 가속화됐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프랑스어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합니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피에르마르크가스통 드 레비가 처음 사용한 말입니다. 트로이전쟁에 나서던 그리스 군의 총대장 아가멤논은 자신의 딸을 희생시키고 나서야 출정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늘 고귀한 가치입니다. 상류층이 솔선수범하지 않고 국민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보다는 사익을 앞세운 자들이 집권당을 위기로 내몰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묵묵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미담이 더욱 눈길을 끕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는 코로나19 백신이 회당 3달러 미만에 공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이미 수천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 겸 CEO는 올 4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기부했습니다.

우리나라 언택트 기업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카카오 김범수 의장(사진)의 최근 행보도 주목됩니다. 그는 이달 11일 폭우 피해 복구를 위해 10억 원 상당의 개인 보유 주식을 기부했습니다. 여기에 카카오가 10억 원을 추가로 내놓으며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총 20억 원이 모였습니다.

그는 3월에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20억 원 상당의 개인 주식을 내놓았습니다. 또 2021년까지 카카오 계열사 케이큐브홀딩스 주식 2만 주(30억 원 상당)를 교육 관련 비영리재단 아쇼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2016∼2019년에는 카카오 지분 3만 주(40억 원 상당)를 문화예술 사회공헌네트워크(ARCON)에 기부했습니다.

카카오는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쉬운 기부’를 유도하며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사용자가 돈을 기부하는 것 외에도 댓글 작성, 응원, 공유를 하면 카카오가 100원을 기부합니다.

김 의장은 “기업은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이라며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갖춘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비대면 관련주 바람을 타고 카카오 주식이 급등해 김 의장이 주식 부자 최상위권에 올랐다는 뉴스가 주목을 받았지만, 그보다 김 의장의 기부 실천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세태가 너무 각박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김 의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부동산을 통한 사리사욕 추구에 몰두하는 일부 지도층의 세태 앞에서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노블레스오블리주#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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