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승진자, 출신 고교-대학 살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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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명 출신 고교 74곳… SKY출신 비중도 줄어들어
평준화 세대, 출신고 다양해져
순천고 5명… 文정부서 4명 승진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검사장 97명의 출신 고교는 74곳.’

동아일보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검사장으로 승진한 97명의 출신 고교를 전수 분석한 결과다. 고교평준화 세대가 승진 대상자가 되면서 특정 명문고 중심의 과점 체제가 사실상 붕괴되고, 고교 출신이 다양해진 것이다. 한 고교당 1.3명 정도의 검사장을 배출했다. 2010년대 검사장으로 승진한 사법연수원 18∼28기 대부분은 1960년대 이후 출생으로 고교평준화가 이뤄진 1970년대 이후 고교를 다녔다.

검사장이 나온 74곳의 고교 중에서 2명 이상 검사장을 배출한 고교는 14곳이고, 3명 이상 검사장으로 한정할 경우 5곳에 불과하다. 검사장이 3명 이상 나온 고교는 서울의 여의도고, 영동고, 전남의 순천고, 전북의 전주고, 대구의 경북고 등이다.

전국에서 검사장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순천고였다. 1938년 설립된 후 2015년 첫 검사장을 배출한 순천고가 전국 2356개 고교(2019년 기준) 중 가장 많은 검사장을 탄생시킨 것이다. 순천고 출신 첫 검사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2월 승진했던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58·사법연수원 20기)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4명이 더 승진했다.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58·23기)과 박찬호 제주지검장(54·26기), 배용원 전주지검장(52·27기)이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달 초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55·27기)이 검사장 대열에 합류했다. 순천고는 검사장 승진 후 첫 보직에서 요직을 차지했다. 박 검사장과 배 검사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에 기용됐고 신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았다. 순천고 출신의 법조인은 “84∼90학번의 검사가 많았다. 호남이 현 정부의 주요 지지기반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순천고는 2004년 뒤늦게 평준화가 도입돼 그 사이 전남 지역의 인재가 많이 몰렸다.

순천고 다음으론 총 4개 고교가 3명의 검사장을 배출했다. 전주고 출신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8·23기)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5·24기) 등 3명이다. 검사장 승진자 수에선 순천고보다 적지만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가 모두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는 등 중량감에선 순천고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북고도 최근 10년 사이 3명의 검사장을 배출했지만 현 정부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기고와 광주일고 등 전통적인 명문 고교는 2010년대엔 2명의 검사장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부산경남 지역에선 2명 이상의 검사장이 나온 고교가 없다.

고교뿐만 아니라 대학 출신도 다양해졌다. 박근혜 정부에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경북대 전남대 등 6개 대학에서 검사장이 나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선 경희대 한양대 중앙대 동국대 이화여대 경찰대 등이 새로 합류하는 등 12개 대학으로 2배로 늘어났다.

이른바 ‘SKY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현 정부 들어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20%포인트가량 줄었다. 박근혜 정부에선 SKY 출신 검사장이 91.4%에 달했지만 현 정부에서 72.3%로 줄어들었다. 다만 서울대 출신 비율을 보면 현 정부가 53.2%로 박근혜 정부(57.1%) 때와 비교해 소폭 낮아졌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위은지 기자
#검사장 승진#출신 고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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