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전파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CHOP)은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장기간의 재택근무가 실시된 이후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60%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어린 환자들에서 천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감염 사례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제로 바이러스 확산에 효과를 보인 것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필라델피아 지역 당국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에게 재택근무 명령을 내렸다.
이후 CHOP와 펜실베니아대학병원의 연구진은 재택근무 명령이 내렸던 3월 17일 전후 60일 동안 50개 이상의 1차 의료기관, 전문진료센터, 응급실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택근무 시작 이후의 천식 환자 발생이 이전 대비 6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공중위생 조치에 따른 것이라며 특히 소아천식을 유발하는 라이노바이러스 감염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라이노바이러스는 통상적인 감기 바이러스의 한 종류다. 하지만 라이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소아는 천식이 발생할 위험이 크게 올라간다.
연구진은 또 지난 2015년에서 2019년까지 같은 기간 동안의 환경오염 수준과 3월 17일 이후 오염 수준을 분석한 결과 유의한 오염 수준의 감소를 발견하지 못했다. 즉, 환자들의 천식 발생 감소가 외부적인 환경 변화보다는 재택근무에 따른 공중보건 조치의 결과일 확률이 크다는 의미다.
논문의 주요 저자인 데이비드 힐 펜실베니아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는 “라이노바이러스 감염률의 감소를 확인했을 때 오염과 자가 격리의 조합이라고 생각했다”며 “과거와 비교해 오염 수준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감염예방조치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도구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천식 환자들을 돌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와 관계없이 향상된 감염예방조치가 얼마나 천식 아동들에게 유용한 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임상 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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